지난해 국내 외국인 거주자가 11.6%(17만2000명) 증가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내국인은 저출산 영향으로 전년 대비 0.1% 증가에 그쳤는데 거주 외국인은 두 자릿수 늘어난 것이다. 총 거주 외국인은 2016년 140만 명을 넘은 지 2년 만에 160만 명을 돌파했다. 정부와 학계에서는 임금 수준이 오르자 단기 비자로 들어온 외국인들이 불법 체류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 증가는 임금 때문”

최저임금 오르자…거주 외국인 확 늘었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018 인구주택총조사’를 보면 지난해 총인구는 5163만 명으로, 전년 5142만3000명보다 20만7000명(0.4%) 늘었다. 전년 대비 인구 증가율은 2015년 2.7%를 기록한 이후 2016년 0.4%, 2017년 0.3% 등 3년째 0%대다.

지난해 총인구 중 내국인은 4997만8000명이었다. 내국인 인구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2016년 0.3%, 2017년 0.2%, 작년 0.1%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

반면 지난해 총인구 중 외국인은 165만2000명으로, 전년 대비 증가율이 11.6%에 달했다. 통계청은 국내 거주 기간이 3개월 이상인 외국인도 총인구에 포함한다.

국내 거주 외국인 수는 2016년 141만4000명(전년 대비 증가율 3.7%)으로 처음 140만 명을 넘었고, 2017년에는 147만9000명(4.6%)이었다.

통계청은 5년마다 발표하던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2015년부터 매년 발표하고 있다. 통계 공표 방식이 바뀐 이후 외국인 거주자 수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건 이번이 최초다. 통계청 관계자는 “단기 비자로 들어왔다가 불법 체류하는 외국인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2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이 29.1%를 기록하는 등 인건비가 급격히 상승한 게 외국인 인구를 늘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인건비가 오르면 불법 체류자가 증가한다는 것은 유럽 등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며 “외국인 노동자로서는 불법이라도 1~2년만 일하면 큰돈을 만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4세 이하 인구 200만 명 밑으로

이번 통계에서는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도 확연하게 나타났다. 지난해 내국인 중 만 0∼4세 인구는 197만 명으로, 처음 200만 명 아래로 내려앉았다. 1966년 488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만 0∼4세 인구는 2005년 200만 명대로 내려선 이후 13년 만에 100만 명대로 떨어졌다. 내국인 중 만 70세 이상 인구는 506만 명이었다. 2005년 269만 명이었는데 그동안 두 배 가까이 늘면서 이번에 처음으로 500만 명을 돌파했다.

전체 인구 중 만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739만 명으로, 전년보다 28만 명 늘어 ‘초고령사회’ 진입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고령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17년 14.2%에서 지난해 14.8%로 높아졌다. 유엔은 만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은 고령사회, 20%를 넘으면 초고령사회로 분류한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