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더 시간이 지나 음악을 그만두게 되는 시기가 오겠지만 지금 제가 무대에 설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축복이자 특권입니다.”

喜壽 맞은 도밍고 "노래할 수 있는 날까지 무대 설 것"
세기의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사진)가 24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내한공연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도밍고는 26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2018 플라시도 도밍고 내한공연’ 무대에 오른다. 1991년 처음 내한공연한 그는 2016년 여섯 번째 내한공연을 마친 지 2년 만에 다시 한국 땅을 밟았다.

도밍고는 올해 희수(喜壽·77세)의 고령임에도 계속 음악을 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음악에 대한 열정과 사랑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수십 년간 공연장에서 희로애락을 표현하며 살아왔다”며 “소프라노 조수미 씨와 같은 세계적인 한국인 성악가들과 함께했던 기억도 음악에 대한 사랑을 키운 힘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오페라 아리아 13곡 중 9곡을 부를 예정이다. 앙코르곡으로 정한 모레노 토로바의 오페라 ‘놀라운 일’ 중 ‘사랑, 내삶의 모든 것’이 특히 관심을 모은다. 도밍고는 “어린 시절 어머니가 마지막으로 추천해준 곡이자 그때 듣던 특별한 곡”이라고 설명했다.

도밍고는 이번 공연의 진짜 숨겨진 앙코르 곡을 조심스레 털어놨다. 우리 가곡 ‘그리운 금강산’이다. 그는 “라틴어를 쓰지 않는 나라에서 이렇게 깊고 부드러운 선율을 담은 곡은 그동안 찾기 어려웠다”며 “특히 이탈리아어와 한국어의 발음에 큰 차이가 없고 둥글고 부드러워 음악적으로 많이 공감하게 된다”고 말했다. 도밍고는 언제까지 노래를 부를거냐는 물음에 “노래할 수 있는 날까지 행복하게 부르고 싶다”며 웃어보였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