駐韓 크로아티아 대사관 개관식서
명예총영사 11년 활동 인정 받아
"크로아티아는 조선·정보기술 강국
양국 무역·관광 교류 늘어 뿌듯"
“한푼 못 받고 ‘뒷바라지’할 일만 많습니다. 그래도 한국과 크로아티아 양국을 대표한다는 사명감으로 일하다 보니 훈장을 다 주네요.”
양 전 부회장은 2007년 명예총영사를 맡은 뒤 따로 집무실을 마련하고 상주직원을 고용해 비자 발급 등의 업무를 했다. 현지에서 방한 사절이 오면 식사를 대접하고 면담을 주선하는 일 등도 그의 몫이었다. “한국의 전직 대통령들이 돌아가셨을 때 크로아티아 정부를 대신해 조문을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그는 명예총영사로 있으면서 가장 보람된 일로 크로아티아 인지도를 높인 것을 꼽았다. 크로아티아가 TV 방송 등을 통해 인기 관광지로 떠오르면서 지난달엔 인천~크로아티아 자그레브까지 가는 직항 정기 노선도 생겼다. 한국은 물론 아시아에서도 직항 노선은 처음이다.
양 부회장이 처음 크로아티아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76년 삼성물산 독일지점장으로 발령받은 뒤부터다. 그는 사업차 당시 유고슬라비아 연방공화국이었던 크로아티아를 처음 방문했다가 크로아티아의 아름다운 풍경과 친절한 사람들에게 반했다. 1966년 중앙일보 기자로 입사해 삼성그룹맨이 된 양 전 부회장은 이병철 전 그룹회장 비서실에서 5년간 근무한 뒤 뉴욕지사장, 독일지점장, 삼성물산 부사장,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와 부회장을 거쳐 2004년 퇴임했다. 그는 퇴임 후 크로아티아 정부 요청으로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양 전 부회장 전임 크로아티아 명예총영사)의 뒤를 이어 2007년 명예총영사 자리를 맡았다.
크로아티아는 최근 한국과의 관광 무역 등 교류가 늘어나면서 이날 대사관을 개관했다. 양 전 부회장은 “크로아티아는 내전에 오래 시달리던 인구 450만 명의 작은 나라지만 사회주의 체제에서 벗어나 유럽연합(EU)이라는 큰 틀에서 정체성을 갖고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며 “크로아티아를 발판으로 유럽대륙에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