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블뢰 군단’ 프랑스 축구대표팀의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우승 배경에는 성공적인 세대교체가 존재한다. 평균 26.1세로 이번 월드컵에 참가한 32개국 중 두 번째로 젊은 프랑스가 단기간 이벤트에서 가장 중요한 ‘체력’이 뒷받침돼 우승까지 차지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프랑스는 16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끝난 대회 결승전 크로아티아와의 맞대결에서 앙투안 그리에즈만(27·아틀레티코 마드리드)과 폴 포그바(25·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킬리안 음바페(19·파리생제르맹)의 골로 4-2 승리를 거두고 20년 만에 월드컵 정상에 섰다. 그리에즈만과 포그바, 음바페 모두 프랑스 축구의 새로운 시대를 상징하는 선수들이다.

◆6년간 ‘큰 그림’ 그린 프랑스 데샹 감독

프랑스 디디에 데샹 감독(50)은 1998년 프랑스의 월드컵 우승 당시 수비수로 출전한 데 이어 이번엔 감독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그는 2012년 7월 지휘봉을 잡은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해 10월 열린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0-1로 패하는 등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데샹 감독은 세대교체를 위한 칼을 꺼내들었다. 스페인 프로축구 명문 구단 공격수 카림 벤제마(31)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의 알렉산드르 라카제트(27)를 엔트리에서 과감히 제외했다. 대신 ‘10대’ 음바페와 벤자민 파바르(22·VfB 슈투트가르트) 등 젊은피를 수혈했다. 그가 선택한 음바페는 결승전 골을 포함해 대회 기간 4골을 넣었고 프랑스의 우승을 이끌었다.

10대인 음바페는 물론 주축 선수인 파바르 등 대부분의 선수가 4년 뒤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도 20대를 넘기지 않는다. 당분간 프랑스는 각종 국제대회에서 지금의 전력을 유지해 우승컵을 수집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 축구 강세 확인

프랑스는 월드컵에서 여섯 번째(브라질·독일·이탈리아·아르헨티나·우루과이)로 2승 이상을 올린 국가가 되는 영예와 함께 우승상금으로만 3800만달러(약 431억원)를 챙겼다. 이는 2014년 브라질 대회 때 3500만달러보다 300만달러가 오른 액수다. 동유럽 국가로는 처음으로 대회 우승을 노렸던 크로아티아는 준우승 상금 2800만달러(약 317억원)를 받았다. 3위인 벨기에가 2400만달러(약 272억원), 4위 잉글랜드가 2200만달러(약 249억원)를 손에 넣었다. 조별리그에서 탈락해 19위로 대회를 마친 한국은 800만달러(약 91억원)를 상금으로 얻었다.

러시아월드컵은 세계 축구의 중심이 유럽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 대회였다. 이번 대회 4강은 프랑스와 크로아티아를 비롯해 잉글랜드, 벨기에 등 모두 유럽 팀으로만 꾸려졌다. 남미는 브라질과 우루과이가 8강에 올랐지만 준결승 진출에는 실패했다.

5개국이 출전한 아시아는 일본이 16강에 유일하게 진출해 체면치레를 했다. 또 한국이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꺾는 이변을 일으키며 아시아의 자존심을 세웠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