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처리 장치를 엉터리로 설계·시공하고, 미세먼지 데이터를 거짓으로 측정해 신고한 업체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자동차 정비공장에서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처리 장치를 엉터리로 설계·시공한 7개 업체와 이를 거짓 신고한 공장 1곳을 적발했다고 9일 밝혔다. 적발된 피의자 10명은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이들 업체는 자동차 페인트시설에 밀폐되지 않은 부스를 설치하고, 미세먼지를 줄이는 활성탄 흡착시설도 설치하지 않아 오염물질이 대기 중으로 그대로 배출되도록 내버려둔 혐의를 받고 있다. 시설을 설계한 A업체는 밀폐되지 않은 부스를 설치한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활성탄 흡착시설이 있는 것처럼 신고 서류를 제출하기도 했다. 자동차 페인트 작업 때 배출되는 VOCS는 발암물질인 벤젠, 아세톤, 포름알데히드 등으로 아토피성 피부염 등 알레르기성 질환과 호흡기 질환, 암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이들은 환경전문공사업 등록을 하지 않고 등록증을 불법 대여받아 공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중고 장치를 구매해 조립하거나, 허가받지 않은 중국산 제품을 설치하는 등 허술한 설계·시공업을 했다. 환경오염 방지시설은 환경전문공사업에 등록된 업체가 설계·시공해야 한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