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살 조카를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20대 이모가 10일 "조카에게 미안하고 때린 것도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의 피의자 A(25·여)씨는 이날 오전 경찰 2차 조사를 위해 광주지역 경찰서 광역유치장에서 전남 나주경찰서로 압송되면서 학대행위를 인정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떨리는 목소리로 "예"라고 답했다.

A씨는 전날 조카의 머리를 다섯 차례 물이 고인 욕조에 밀어 넣은 사실을 시인했다.

다만, 조카 B군(3)을 굶기거나 가둔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 "아니오"라고 답했다.

조카를 학대한 이유에 대해서는 "분노조절이 안 돼서"라고 밝혔다.

과거에도 비슷한 행위를 했느냐는 질문에는 "네"라고 대답해 학대가 비교적 오랜 기간 지속했음을 암시했다.

A씨가 인정한 과거 학대행위가 아이 머리를 강제로 욕조에 담갔다는 것인지 손으로 때리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는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현재 심경에 대해서는 "잘못했다.많이 떨리고 무섭다"고 말했다.

숨진 조카와 조카의 친모이자 자신의 언니에게 하고 싶은 말로는 "조카에게 미안하다. 때린 것도 미안하다"고 이야기했다.

평소 화가 난 이유와 조카를 돌보며 힘들었던 점을 묻는 말에는 묵묵부답이었다.

경찰 승합차에서 내릴 때는 긴장한 듯 휘청이기도 했다.

말투는 다소 어눌했지만, 음성은 또렷했다.

전날 오후 3시 48분께 119에 전화를 걸어 "아이고 숨을 쉬지 않는다"며 도움을 요청한 A씨는 당시 B군에게 심폐소생술을 시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구급대가 도착하고 나서 A씨는 제자리를 맴도는 등 안절부절못했고 보호자 자격으로 병원 응급실까지 따라가고 나서도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2013년 7월 23일 지적장애 3급 판정을 받은 A씨는 현재 조울증과 분노조절장애로 약을 처방받아 복용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가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없는 수준의 장애를 앓고 있다고 언론브리핑에서 밝혔지만, 지난해 자살소동을 벌인 사실이 119구급대 출동 기록에 남아있다.

기초생활수급과 장애인연금수당 등 월 51만 원가량이 수입의 전부인 A씨는 일정한 직업 없이 전남 나주시 이창동 아버지 명의의 아파트에서 지난 6월부터 언니 대신 B군을 돌봐왔다.

B군은 지난해 11월 23일부터 지난달 17일까지 나주지역 한 어린이집에 다닌 것으로 확인돼 이 아파트에서 A씨와 단둘이 산 기간은 두 달가량인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부검, 추가 수사 결과를 토대로 B군이 친모, 이모와 함께 살던 시절에도 폭행 등 학대를 받았는지 규명할 계획이다.

(나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h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