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단 = 지난 28일 부산 다대포에 입항한 만경봉-92호 선원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리명원 단장을 포함한 응원단 193명과 취주악대 150명, 기자단 13명 등 356명의북한응원단을 실은 만경봉-92호를 안전하게 다대포항에 접안시킨 선원들은 배의 규모에 걸맞게 대군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길이 126m, 높이 20m, 너비 21m, 화물적재량 1천t 제원의 만경봉-92호를 움직이는 선원들은 장창영 선장을 수장으로 모두 68명. 김정훈 기관장이 만경봉-92호의 모든 기계시설을 관장하는 기관실 운영을 책임지고 라정임, 윤재준 두 명의 항해사는 남북 뱃길운항을 현장에서 지휘한다. 조명덕 사무장은 응원단 356명의 입출항 수속에서부터 배안에서의 숙식, 레크리에이션 등 북한응원단의 선박내 생활을 책임지고 있다. 대형여객선에만 두고 있는 부선장도 2명이나 되며 이들은 선장의 지시를 항해사에게 직접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 밖에 보통선원 60명중 11명이 여성으로 구성되어 있다. 활발한 대외활동을 벌이고 있는 응원단과는 대조적으로 이들은 닻을 내린지 나흘간 일체 하선하지 않고 간간이 갑판에서 다대포항 일대를 둘러보거나 만경봉-92호를 구경하기 위해 몰려든 부산시민들을 응시하는 모습만이 목격될 뿐이다. 통상적으로 외국 여객선의 첫 취항시 선장이 취항도시 항구에 하선해 직접 축하행사를 갖는 것과 달리 장 선장은 하선하지 않았다. 이들은 또 입항전 휴대전화와 일간지, 각종 차량 등 요구가 많았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다대포항 접안 나흘째를 맞는 1일까지 별다른 주문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접안기간 18일동안 만경봉-92호에 필요물품을 공급하게 될 대행사 모 해운은 입항수속대행 외에는 별다른 요구사항이 없다고 전했다. 만경봉-92호가 일본과 원산을 오가는 정기 국제여객선이라 그런지 북측 선원들은 국제표준해사영어가 유창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원들은 만경봉-92호가 다대포항에 도착하는 19시간 동안 줄곧 `starboard(우현)', `port(좌현)', `midship(키를 0도로 조정하라)' 등의 표준해사영어를 사용했다고 만경봉-92호에 승선했던 도선사 박영철씨는 전했다. 박씨는 "축구의 코너킥을 `구석차기'라기 표현하는 것처럼 표준해사영어를 순우리말로 고쳐 쓰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기우였다"며 "먼저 다가와 웃으며 인사하는 등친절하게 대해줘 이질감은 없었다"고 말했다. (부산=연합뉴스) 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