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체류 중국동포 500여명은 12일 오후 정부의 `불법체류자 방지종합대책'에 항의하며 종로5가 한국기독교 100주년 기념관에서 무기한 집단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이날 저녁 서울 구로구 서울조선족교회 앞마당에서 촛불시위를 가진 뒤 7대의 버스를 나눠타고 오후 9시30분께 기념관에 도착했으며 곧바로 기념관 로비와 복도를 점거한 채 단식에 돌입했다. 중국동포들은 단식에 앞서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촛불시위와 일부 중국동포의 삭발, 단식을 통해 중국동포들의 현실을 무시한 대책의 재검토를 요구했지만 정부는 강경방침으로 일관했다"며 "집단단식이라는 극단적인 행동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5월 말까지 자진신고하는 불법체류자에게 최장 1년의 귀국준비 기간을 보장하겠다는 법무부의 대책은 사실상 1년 뒤 강제 추방하겠다는 경고장"이라며 ▲중국동포를 비롯한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최소 5년간의 국내체류 허용 ▲중국동포에 대한 자유왕래 허용과 취업허가제 도입 등을 요구했다. 지난달 26일부터 서울조선족교회 앞마당에서는 중국동포 1천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매주 세 차례에 걸쳐 정부의 대책을 규탄하는 촛불시위가 열렸으며 지난 5일에는 서경석 목사와 중국동포 10여명이 삭발을 하고 단식에 들어갔다. 한편 법무부는 "불법행위자에 대해 인도적 차원에서 1년간의 출국유예기간을 둔 것인데 4년을 더 달라고 하는 것은 지나친 요구"라며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훈 기자 karl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