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 사진=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 사진=연합뉴스
일본산 맥주와 초밥 도시락을 올려두는 등 테러 행위가 잇달아 발생한 부산 일본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과 관련해 경찰이 경비 인력을 늘리기로 결정했다.

5일 부산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오후 1시께 30대 남성 A씨는 동구 일본 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에 일본산 맥주를, 옆에 설치된 빈 의자엔 초밥 도시락을 올려놓았다. 그는 의자에 앉아 도시락과 맥주를 먹고 1시간30분 가량 머문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를 사진으로 찍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기도 했다. 평화의 소녀상 의자는 세상을 떠난 할머니들의 빈자리를 의미하며, 누구나 앉으라는 취지로 제작됐다.

앞서 같은 달 6일 A씨는 평화의 소녀상과 강제징용 노동자상에 '철거'라고 적힌 검정 봉지를 씌우기도 했다.

이후 경찰은 명예훼손과 모욕 등 혐의를 적용해 A씨를 조사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 해당 구역에 대한 경비 인력을 추가로 투입했다. 원래 기동대 1개 제대가 이곳을 지켰는데 2개 제대로 늘렸다. 1개 제대당 인원은 24~25명이다. 현재 소녀상 인근에 울타리를 설치해 외부인 접근도 제한하고 있다.

이 같은 조치는 동구와 시민단체 등에서 소녀상에 대해 제기한 '시설물 보호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재물손괴, 저작권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관련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상황을 전반적으로 살펴본 뒤 울타리를 철수하는 등 원래 경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