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직원 해외연수 과정이 개인의 전문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크게
전환하고 있다.

14일 각기업연수원및 산업교육기관인 능률협회에 따르면 기업들이 신입
사원이나 경영자들에 대해 해외연수를 실시할때 종전의 집단적인 산업시찰
위주에서 벗어나 각사원의 전문성을 살릴수 있도록 개인들이 연수여행
계획을 직접 세우고 각자 실행하는 방법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신입사원의 해외연수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실시했던 (주)선경은 지난해까지
10일간의 일정으로 해외연수를 실시했으나 올해는 30일로 대폭 늘려잡고
대상국도 일본위주에서 미국 유럽등 가고 싶은데를 마음대로 정하도록 했다.

2명이 1조가 되어 떠나는 이연수는 자신들이 어디에 가서 무엇을 배우고 올
것인지에 대한 계획서를 제출하면 회사에서는 조언만 해주는 선이다.

과거 "명함많이 받아오기" "길거리에서 물건팔기"등 일본식의 강압적이고
주입식 교육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두산그룹은 3월부터 전직원에 대한 15일간의 배낭여행을 실시하고 있다.

어느나라를 어떻게 가고 숙박은 어떻게 할것인지는 모두가 사원들이 결정
해야 한다.

따라서 항공기 티겟팅부터 숙식등 모든 것을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

회사는 어떤 정보도 제공하지 않는다.

오히려 외국에서 실수를 많이 경험해 보고 오라고 장려하는 편이다.

단독으로 떠날수도 있고 조를 이룰수도 있으나 개인의 능력을 함양시키기
위해 조편성시에는 4명이 넘어서는 안된다는 규칙까지 있다.

그룹관계자는 "4백50명 정도가 해외연수를 갈 예정"이라며 "계획서를
보니 대체로 유럽을 많이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LG그룹은 어떤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계획을 세워 외국의 이질적인 문화를 보고 수용도 하고 비판도 할수있는
능력을 키워주기 위한 "타운워칭 활동계획"을 마련했다.

직원들은 해외로 떠나기에 앞서 계획을 세우고 회사는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이계획이 제대로 되기 위해서는 이러이러한 것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주지시킨다.

예를 들어 그곳에서는 누구와 인터뷰를 하고 어디서든 설문조사를 해
보라는등의 주문이 뒤따른다.

LG는 일본 편중의 해외연수대상지역을 탈피해 신입사원에 대해서는 주로
동남아 지역으로, 최고경영자 과정은 미국 동남아 중국으로 정했다.

능률협회의 장윤기국제부차장은 "경영혁신 이론이나 기술을 배우기
위해서는 그나라의 문화적 전통까지도 알아야 되기 때문에 연수기간이
길어지고 개인의 전문성을 육성하기 위해 개인별 연수 주제가 마련되는 것이
추세"라고 말했다.

<정용배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