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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 유승호 기자
    유승호 기자 경제교육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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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에 뭐하지?] 글자의 역사 따라 시공간 여행 인천 국립 세계문자박물관

     인류 문명은 문자와 함께 발전했다. 메소포타미아, 인더스, 이집트, 황하등 세계 4대 문명은 모두 저마다의 문자를 바탕으로 나타났다. 세계 곳곳에 흩어져 산 인류가 모양과 형태만 달랐을 뿐 문자를 만들어 썼다는 점이 놀랍다. 인류는 언제부터 문자를 사용했을까? 세계 각지에서 생겨난 문자는 어떻게 다르고 어떻게 변화해 왔을까? 신비로운 문자의 역사를 만날 수 있는 곳이 있다. 인천 송도 국제신도시에 있는 국립 세계문자박물관이다.  진귀한 유물로 만나는 문자의 역사 문자박물관이지만 전시는 그림으로부터 시작한다. 문자가 없던 시절 인류는 말로 다 전할 수 없는 생각과 감정을 그림으로 남겼다. 때로는 동굴에, 때로는 바위에 남긴 그림이 오늘날까지 남아 있다. 의사소통을 편리하게 하기 위해 그림은 점점 간략해졌다. 점으로, 선으로 간소하게 표현한 그림은 점차 글자에 가까워졌다. 기원전 3500년경 지금의 이라크 일대인 메소포타미아 사람들은 점토 위에 갈대나 금속으로 글자를 새겼다. 인류 최초의 문자로 알려진 쐐기문자(설형문자)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유명한 고대 바빌로니아의 함무라비 법전이 쐐기문자로 남긴 문서다. 고대 이집트에도 문자가 있었다. 고대 이집트인은 사물의 모양을 본떠 만든 상형문자 2500여 개를 사용했다. 알파벳을 비롯해 현재 세계에서 사용하고 있는 문자의 75%가 이집트 문자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졌다. 기원전 1400년경 중국에선 거북이 등에 글자를 새긴 갑골문자가 등장했다. 이것이 발전해 한자가 됐다. 한자는 일본과 동남아시아 문자에 영향을 미쳤다. 마야 문자, 아랍 문자, 인도 문자까지 세계 전역의 문자를

    2024.02.25 15:01
  • [꿈을 이룬 사람들] 절망을 이겨 낸 세계 일류 요리사 미쉐린 3스타 셰프 고든 램지

     음식이 덜 익었다며 바닥에 내팽개치고, 음식을 만든 사람에게 욕설까지 퍼붓습니다. 하지만 요리에 열정을 보이는 사람에겐 진심 어린 격려를 해 줍니다. 방송인으로도 유명한 세계적인 요리사 고든 램지 이야기입니다. 한 개에 10만 원이 넘는 ‘고든 램지 버거’가 한국에도 들어와 그의 이름이 더 많이 알려졌어요. 1년에 수백억 원을 벌어들이는 초일류 요리사지만, 램지 역시 꿈을 이루기까지는 험난한 여정을 거쳐야 했습니다.  절망으로 가득했던 어린 시절 램지는 1966년 영국 북부 지역인 스코틀랜드의 존스턴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은 불우했어요. 알코올 중독 자였던 아버지는 가족에게 폭력을 휘둘렀어요. 형은 약물에 빠져 살았고, 동생은 범죄를 저질러 교도소에 들어갔죠. 어려운 환경에서도 램지에겐 꿈이 있었어요. 축구 선수가 되는 것이었죠. 스코틀랜드 프로 축구팀인 레인저스의 유소년팀 선수로 활동하기도 했어요. 그러나 큰 부상을 당해 꿈을 접어야 했죠. 램지에겐 또 다른 관심사가 있었어요. 바로 요리였습니다. 축구를 그만둔 램지는 요리를 본격적으로 배우기로 하고 노스 옥스퍼드셔 칼리지 호텔경영학과에 입학했어요. 요리 공부는 쉽지 않았어요. 램지는 유명한 요리사인 마르코 피에르 화이트의 주방에서 하루 17시간씩 일하며 청소와 설거지부터 해야 했어요. 그리고 요리를 더 깊이 공부하기 위해 프랑스 파리에 유학도 다녀왔습니다.  일류 요리사로 발돋움하다 램지가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1993년 유학을 마치고 런던으로 돌아와 ‘오베르진’이라는 레스토랑의 셰프로 일하면서부터입니다. 램지는 셰프로 일

    2024.02.25 13:59
  • 재수의 경제학…스무살에 4000만원 쓰면 4억 더 번다?

    맘에 안 드는 대학, 맘에 안 드는 학과라도 그냥 다닐 것인가. 아니면 원하는 대학, 원하는 학과에 진학하기 위해 꽃다운 청춘 1년을 더 바칠 것인가. 올해도 많은 수험생이 이런 고민을 하고 어려운 결정을 내렸을 것이다. 재수는 필수, 삼수는 선택이라지만 그 선택이 쉽지는 않다. 한두 푼이 아닌 재수 비용, 1년이라는 시간, 수험생 본인은 물론 부모의 마음고생까지…. 재수는 과연 남는 장사일까. 징역 10개월, 벌금 4000만원자녀가 재수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안다. 1년 재수하는 데 대학 4년 등록금보다 많은 돈이 들어간다는 것을. 서울에 있는 웬만한 학원의 재수종합반은 한 달 수강료가 200만원을 넘어간다. 교재비, 특강비, 모의고사 비용 등은 별도다. 다 합치면 월 300만원에 이른다. 2월부터 11월까지 열 달간 학원비만 3000만원이다.지방 학생이 서울에서 재수한다면 비용은 더 불어난다. 숙식까지 학원에서 해결하는 기숙학원의 월 비용은 400만원이 넘는다. 기숙학원이 아니라 일반 재수학원에 다니더라도 학원 근처 원룸이나 오피스텔 월세로 100만원은 내야 한다.재수하기로 결정한 자녀를 둔 학부모가 ‘징역 10개월에 벌금 4000만원 형을 받았다’고 말하는 것이 농담이 아니다. 사립대 4년 등록금이 평균 3000만원이니 재수만 안 해도 대학 4년 등록금을 버는 셈이다.그런데도 재수생은 늘어만 간다. 작년 11월 치러진 2024학년도 수능 응시자 중 고등학교를 이미 졸업한 사람이 15만7368명으로 전체의 35.4%였다. ‘현역(고3 재학생)’ 대 재수생 비율이 대략 2 대 1이니 동년배 학생의 절반가량은 재수하는 것이다. 올해는 의대 정원 확대 등으로 재수생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1년

    2024.02.19 19:00
  • [경제야 놀자] 위험한 착각…선진국보다 부채비율 낮으니 괜찮다?

    “국가채무 1100조 원 넘었다.” “국가부채 2300조 원으로 사상 최대.” 언론에 종종 나오는 기사 제목이다. 나랏빚이 언제는 1000조 원이라고 했다가 또 언제는 2000조 원이 넘었다고 한다. 사용하는 용어도 국가채무였다가, 국가부채였다가 오락가락한다. 어쨌거나 나랏빚 문제가 심각하기는 한가 본데, 그래서 그게 얼마나 된다는 것일까. 나랏빚을 가리키는 정확한 용어는 무엇일까.국가채무부터 국가 부채까지정부가 진 빚은 포함하는 범위에 따라 네 가지로 나뉜다. 영어로는 D(Debt)1~4라고 한다. D1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직접적인 상환 의무가 있는 돈을 말한다. 가장 좁은 의미의 나랏빚이다. 국가채무는 D1을 뜻하는 용어다. D2는 D1에 비영리 공공기관의 빚을 합친 것으로 ‘일반정부 부채’라고 한다. 국제 비교에 주로 사용하는 기준이 D2다.정부가 지급 보증하는 공기업 부채도 국가 부채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 이를 반영한 ‘공공부문 부채’가 D3다. D3에 공무원연금·군인연금 등 공적연금 충당 부채까지 합쳐 D4라고 하기도 한다. 정부 결산 재무제표에 부채로 잡히는 가장 넓은 의미의 나랏빚이다. “국가부채가 2000조 원이 넘었다”고 할 때 국가부채는 D4를 가리킨다. D3와 D4는 발표하는 나라가 많지 않아 국제 비교에는 잘 활용되지 않는다.2022년 기준 한국의 D1은 1067조4000억 원, D2는 1157조2000억 원, D3는 1588조7000억 원이었다. D4는 2326조2000억 원으로 같은 해 명목 국내총생산(GDP) 2161조8000억 원보다 컸다.한국 국가부채가 더 위험한 이유한국의 국가부채 규모를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흔히 범하는 실수가 있다. 선진국 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2024.02.19 10:00
  • [커버 스토리] 학생은 공부만 하면 된다? 돈에 대해서도 알아야 합니다

     돈은 참 멋집니다. 돈이 있으면 갖고 싶은 것을 가질 수 있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몸이 아플 때 치료받을 수 있고, 남을 도울 수도 있죠. 돈은 골칫덩어리이기도 합니다. 어른들은 돈이 없다며 스트레스를 받고, 더 많은 돈을 가지려고 싸우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하죠. “넌 학생이니까 공부만 해.” 하지만 어른이 된다고 해서 돈에 대해 저절로 알게 되지는 않아요. 학교 공부, 그림 그리기, 운동과 마찬가지로 돈과 관련된 일도 미리 알아보고 연습도 해야 잘할 수 있습니다.  돈은 우리 생활 그 자체 돈에 대해 알아야 하는 첫 번째 이유는 돈이 우리 생활 그 자체이기 때문 입니다. 우리가 먹고 입고 누리는 모든 것은 돈을 내고 구입한 것입니다. 산속에 움막을 짓고 홀로 살지 않는 한 돈을 주고받으며 상품을 사고파는 ‘화폐 경제’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어른들만의 얘기도 아닙니다. 부모님으로부터 용돈을 받는 것, 그 돈을 갖고 친구들과 분식집에 가는 것, 용돈의 일부를 저축하는 것 모두가 돈과 관련된 경제 활동입니다. 심지어 유튜브로 동영상을 보는 것도 경제 활동이에요. 여러분이 동영상을 시청한 대가로 유튜브 운영자가 돈을 버니까요. 더구나 돈은 희소합니다. 희소하다는 것은 욕구에 비해 부족하다는 뜻이에요. 돈을 무한정 쓸 수 있는 사람은 드뭅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원하는 것에 비해 가진 돈이 적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한정된 돈으로 무엇부터 할지, 어디에 얼마나 쓸지 현명하게 선택할줄 알아야 합니다.  돈을 모르면 생기는 일 돈을 잘 관리하는 방법을 익히지 못하면 나중에 아주큰 대가를 치를 수도 있습니

    2024.02.17 12:53
  • [커버 스토리] 돈이란 무엇인가?

     돈이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돈을 통해 기쁨과 만족감을 느낀 적도 있을 것이고, 돈이 부족해 슬프거나 아쉬웠던 일도 있을 것입니다. 아무래도 우리는 이 돈이라는 것에 대해 잘 알아야할 것만 같습니다. 돈이 무엇이길래 사람들을 웃기기도 하고 울리기도 하는지 말이죠. 이 세상에서 돈이 무슨 역할을 하는지부터 알 아보겠습니다. 돈이 없다면 우리에게 어떤 불편이 있을지 생각해 보는 것이죠. 어떤 어른들은 돈을 목적으로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돈은 도구입니다. 도구에 불과한 돈이 우리를 지배하게 해서는 안 되겠죠? 우리가 돈을 지배하기 위해 필요한 올바른 태도와 습관에 대해 서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by 유승호 기자  교환의 매개 수단아주 오랜 옛날에는 돈이란 것이 없었어요. 각자가 가진 물건을 상대방과 교환하는 방식으로 필요한 물건을 얻었죠. 이런 것을 물물교환이라고 해요. 하지만 물물교환은 참 불편했어요. 내가 가진 물건을 상대방이 원하지 않으면 나도 필요한 물건을 얻을 수 없었죠.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나온 것이 바로 돈, 화폐예요. 돈이 있어 우리는 필요한 상품과 서비스를 손쉽게 구할 수있죠. 물건을 들고 다니며 적당한 교환 상대를 찾아다닐 필요가 없어졌어요. 이렇게 돈은 ‘교환 수단’의 역할을 합니다. 교환 수단이란 말이 어렵다면 그냥 물건을 사고파는 수단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가치 저장 수단치킨과 돈의 차이가 무엇일까요? 치킨은 먹을 수 있는데, 돈은 먹을 수 없다고요? 더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무언가를 팔고 돈이 아닌 치킨을 받았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 자리에서 바로 치

    2024.02.17 12:46
  • [책마을] 세상 일에 점수 매기지 말라, 자꾸 불행해진다

    우리는 수(數)와 함께 살아간다. 수는 믿어도 되는 것일까. 미카엘 달렌 스톡홀름경제대 석좌교수와 헬게 토르비에른센 노르웨이경제대 전략·경영학과 교수는 <매일, 더, 많은 숫자의 지배>에서 우리가 믿어 의심치 않는 수의 객관성과 정확성에 의문을 제기한다.2021년 겨울 스웨덴의 코로나19 감염자는 70만 명이었다. 스웨덴 인구의 7%였다. 70만 명과 7%는 같은 사실을 다르게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 하지만 코로나19 감염자가 70만 명이라는 얘기를 들은 사람들은 7%라는 얘기를 들은 사람보다 코로나19에 훨씬 더 큰 불안을 느낀다고 답했다.수는 편견을 조장하기도 한다. 수백 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새로 나온 초콜릿 바를 먹게 하는 실험이 있었다. 첫 번째 그룹에는 이 초콜릿이 다른 평가에서 10점 만점에 5점 이하의 점수를 받았다고 말해 줬고, 두 번째 그룹에는 5점 이상을 받았다고 말해 줬다. 직접 먹고 나서 점수를 매기라고 했더니 첫 번째 그룹은 두 번째 그룹보다 상당히 낮은 점수를 줬다.모든 것을 정량화하고 수치화하는 행위 자체가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1000명에게 몇 주 동안 일, 여가, 건강, 인간관계 등에 대한 행복감을 매기라고 했더니 시간이 지날수록 점수가 낮아졌다고 한다. 저자들은 뭔가를 평가하고 점수를 매기다 보면 점점 까다로운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그렇다고 수를 배척하고 살 수는 없다. 수치로 제시된 목표는 개인과 조직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해 주고 의욕을 불러일으킨다. 숫자로 나타난 성과는 성취감을 안겨준다. 수를 대신할 더 나은 지표가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수는 부정확할 수도 있고, 잘못 해석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저자들은

    2024.02.16 18:47
  • "남들 일에 점수 매기지 마라, 그럴수록 사람이 까다로워져" [서평]

    잠에서 깨면 머리맡에 있는 스마트폰을 집어 들어 몇 시간이나 잤는지 살펴본다. 몸을 일으켜 거실로 나가 체중계 위에 선다. 회사에 도착하면 출근길 걸음 수를 체크하고, 업무 시간 틈틈이 어젯밤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의 좋아요는 몇 개인지, 팔로어는 늘었는지 확인한다. 우리는 수와 함께 살아간다. 여름휴가 때 묵을 숙소와 점심 메뉴를 정할 때도 평점과 리뷰 개수가 의사결정의 근거가 된다. 그런데 수는 믿어도 되는 것일까. 미카엘 달렌 스톡홀름경제대 석좌교수와 헬게 토르비에른센 노르웨이경제대 전략·경영학과 교수는 <매일, 더, 많은 숫자의 지배>에서 우리가 믿어 의심치 않는 수의 객관성과 정확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물론 수 자체엔 아무런 문제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수를 만들고 접하고 해석하는 우리 인간은 그렇게 객관적이거나 중립적이지 않다. 2021년 겨울 스웨덴의 코로나19 감염자는 70만명이었다. 스웨덴 인구의 7%였다. 70만명과 7%는 같은 사실을 다르게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 하지만 코로나19 감염자가 70만명이라는 얘기를 들은 사람들은 7%라는 얘기를 들은 사람들보다 코로나19에&

    2024.02.07 17:52
  • "10명 중 3명이 경제 공부"…軍에 부는 한경 테샛 바람

    “테샛에 응시하면 군 복무 중에는 포상 휴가를 얻을 수 있고 제대 후엔 경제 지식으로 무장해 취업과 투자에서 한발 앞서갈 수 있죠.”군 장병들 사이에 경제이해력시험 테샛 바람이 불고 있다. 자기 계발에 관심이 높은 MZ세대 군인들이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경제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사가 주관하는 테샛(사진)은 경제 이론, 시사 경제, 상황 판단 등 3개 영역에서 경제 지식과 경제 원리에 대한 이해력을 평가한다.지난 3일 치러진 제85회 테샛에서는 신청 인원의 16.3%가 군인이었다. 여섯 명 중 한 명꼴이다. 이날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등에 마련된 각 시험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군복을 입은 응시자가 몰려들었다. 같은 부대에서 외출·외박 날짜를 맞춰 3~4명이 함께 시험을 보러 온 장병들도 눈에 띄었다.군 장병들이 테샛에 응시하는 첫 번째 이유는 포상 휴가다. 공군은 장병들의 자기 계발을 독려하기 위해 테샛에서 3급 이상의 점수를 받은 사람에게 포상 휴가를 준다.또 한 가지 이유는 테샛이 취업과 투자에 도움이 된다는 점이다. 서울 성사중에서 테샛에 응시한 공군 모 부대 이영인 상병은 “주요 기업과 금융회사에 취업하기 위해 가장 먼저 갖춰야 할 것이 경제 지식”이라며 “테샛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경제학 기초 개념과 최신 시사 경제 상식을 익힐 수 있었다”고 말했다.같은 부대의 김동훈 상병은 “군 복무 기간을 공백기로 허비하지 않고 계속 공부하려고 테샛에 응시했다”며 “사회에 나가 주식 투자 등을 하는 데도 경제 지식은 필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상병은 “부대원 100여 명 중 테샛을 준비하는 사람이 30명

    2024.02.06 18:50
  • [경제야 놀자] 고소득자에 열등재 된 '아이'…돈 많이 벌수록 안 낳는다

    0~1세 아동을 키우는 부모에게 월 50만~100만 원, 8세 미만인 아동이 있는 가구에 월 10만원, 아이 한 명당 최대 수천만 원의 출산 지원금. 현재 시행 중인 출산·육아 지원 정책들이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데는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간다. 그래서 정부의 저출산 대책도 경제적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면 아이를 낳으리라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돈과 출산율의 관계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저소득 고출산, 고소득 저출산돈을 많이 버는 사람은 아이를 많이 낳을까.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신혼부부 통계’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도리어 아이를 덜 낳는 경향이 나타난다.2022년 11월 1일 기준 혼인 신고한 지 5년 이하인 부부의 소득 구간별 자녀 현황을 조사한 결과, 연소득 1000만 원 미만인 부부의 유자녀 비율이 60.1%로 가장 높았다. 연소득 7000만~1억 원 미만 부부는 46.2%만 아이가 있었다. 연소득 1억 원 이상 부부도 유자녀 비율이 48.4%로 아이가 없는 집이 더 많았다. 자녀가 둘 이상인 부부의 비율도 연소득 1000만 원 미만 부부가 15.1%로 가장 높았고, 연소득 1억 원 이상 부부는 7.9%만 둘째가 있었다.국민소득과 출산율도 일반적으로 음의 상관관계를 보인다. ‘선진국 클럽’으로 불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합계출산율 평균은 1.5명에 불과하다. 한국도 급속한 경제성장과 함께 출산율이 빠른 속도로 하락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자녀를 열등재로 보기도 한다. 열등재란 소득이 늘면 수요가 감소하는 재화를 말한다. 예를 들어 대중교통은 자가용에 비해 열등재다. 돈을 많이 벌면 대중교통 대신 자가용을 타듯이 잘 먹고

    2024.02.05 10:00
  • [내 꿈은 기업가] 쇼핑을 보물찾기처럼 돈키호테 창업자 야스다 다카오

     거대한 풍차를 향해 창을 들고 돌진한 사람의 이야기. 스페인 작가 미겔 드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엔 풍차를 보고 거인이라며 달려드는 돈키호테가 등장합니다. 소설 속 돈키호테처럼 무모해 보이지만, 독특한 방식으로 유통업의 최강자가 되겠다며 도전한 기업인이 있습니다. 회사 이름도 ‘돈키호테’라고 지었죠. 과자, 화장품, 스포츠 용품, 장난감, 전자 제품까지 없는 것이 없다는 일본의 소매 판매점 돈키호테의 창업자 야스다 다카오입니다.  도쿄에 적응 못 한 시골 학생 야스다는 1949년 일본 중부의 작은 도시 오가키시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엔 모범생이나 우등생과는 거리가 멀었다고 합니다. 여러 친구와 어울려 다니며 골목대장 노릇을 했죠. 고등학교에 가서야 대도시인 도쿄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뒤늦게 공부에 열중했습니다. 열심히 공부해 명문 대학인 게이오대 법학부에 입학했지만, 막상 대학 생활은 그의 기대만큼 재미있지 않았어요. 시골에서 온 야스다는 도쿄에서 만난 친구들과 쉽게 친해지지 못했어요. 공부에 흥미를 잃은 그는 중국 도박인 마작에 빠져 지내기도 했어요. 그는 “그 시절 나는 사회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열등감이 있었다”고 말했죠. 대학 졸업 후 작은 부동산 회사에 취직했지만, 불과 열 달 만에 회사가 망해 일자리를 잃고 말았어요. 스물아홉 살 땐도쿄에 60㎡ 넓이의 점포를 빌려 ‘도둑시장’이라는 이름의 가게를 열었지만, 장사가 안 돼 망할 위기에 몰렸죠.  물건을 찾을 수 없는 매장 남들과 똑같이 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한 야스다는 ‘남들이 팔지 않는 물건’을

    2024.02.04 05:45
  • 위험한 착각…선진국보다 국가부채비율 낮으니 괜찮다?

    “국가채무 1100조원 넘었다.” “국가부채 2300조원으로 사상 최대.” 언론에 종종 나오는 기사 제목이다. 나랏빚이 언제는 1000조원이라고 했다가 또 언제는 2000조원이 넘었다고 한다. 사용하는 용어도 국가채무였다가, 국가부채였다가 오락가락한다. 어쨌거나 나랏빚 문제가 심각하기는 한가 본데 그래서 그게 얼마나 된다는 것일까. 나랏빚을 가리키는 정확한 용어는 무엇일까. 국가채무부터 국가부채까지정부가 진 빚은 포함하는 범위에 따라 네 가지로 나뉜다. 영어로는 D(Debt)1~4라고 한다. D1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직접적인 상환 의무가 있는 돈을 말한다. 가장 좁은 의미의 나랏빚이다. ‘국가채무’는 D1을 뜻하는 용어다. D2는 D1에 비영리 공공기관의 빚을 합친 것으로 ‘일반정부 부채’라고 한다. 국제 비교에 주로 사용하는 기준이 D2다.정부가 지급 보증하는 공기업 부채도 국가부채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 이를 반영한 ‘공공부문 부채’가 D3다. D3에 공무원연금·군인연금 등 공적연금 충당 부채까지 합쳐 D4라고 하기도 한다. 정부 결산 재무제표에 부채로 잡히는 가장 넓은 의미의 나랏빚이다. “국가부채가 2000조원이 넘었다”고 할 때 ‘국가부채’는 D4를 가리킨다. D3와 D4는 발표하는 나라가 많지 않아 국제 비교에는 잘 활용되지 않는다.2022년 기준 한국의 D1은 1067조4000억원, D2는 1157조2000억원, D3는 1588조7000억원이었다. D4는 2326조2000억원으로 같은 해 명목 국내총생산(GDP) 2161조8000억원보다 컸다. 한국 국가부채가 더 위험한 이유한국의 국가부채 규모를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흔히 범하는 실수가 있다. 선진국 또는 경제협력개

    2024.01.29 17:53
  • [경제야 놀자] 양극화 심하다는데…美 소득불평등은 줄어들었다?

    부자들의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보다 높아 부의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해진다.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학원 교수가 2013년 출간한 <21세기 자본>의 핵심 내용이다.피케티 교수의 주장은 세계적으로 불평등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경제적 양극화가 심각하다는 인식이 널리 퍼졌고, 불평등 해소가 각국의 주요 정책 과제가 됐다. 그런데 통념과 달리 부의 불평등이 오히려 덜해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정말일까.“불평등에 대한 기존 지식 틀렸다”불평등이 해소되려면 저소득층의 소득이 고소득층보다 빠른 속도로 늘어야 한다. 실제로 그렇게 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데이비드 오터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제학과 교수가 작년 5월에 발표한 논문 ‘팬데믹과 관련된 저임금 노동시장의 변화’에서다.논문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2022년 9월까지 미국에서 소득 하위 10% 근로자의 시간당 실질임금은 6.4%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상위 10% 근로자의 실질임금은 2.7% 감소했다.저소득층 임금은 늘고, 고소득층 임금은 줄었으니 격차가 축소됐다는 것이다. 오터 교수는 2020년 이후 저소득층의 임금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지난 40년간 생겨난 임금 불평등의 40%가 해소됐다고 분석했다.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오터 교수의 논문을 인용해 이런 제목의 특집기사를 냈다. “대박 난 육체노동자들, 불평등에 관한 기존 지식은 왜 틀렸나.” <이코노미스트>는 과거 피케티 교수에 대해 “마르크스보다 큰 연구성과”라고 평가했으나 10년 만에 불평등에 대한 정반대 관점을 제시한 것이다.미국 재무부의 제럴드 오텐과 미 의회의

    2024.01.29 10:00
  • [커버 스토리] 실력은 한 끗 차이, 연봉은 100배 차이 ‘슈퍼스타 경제’의 비밀

     우리나라엔 약 7500명의 가수가 있습니다. 방탄소년단(BTS)이나 블랙핑크처럼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수들은 보통 사람은 상상하기도 힘든 큰돈을 벌어요. 가수 중 돈을 가장 많이 버는 상위 1%의 평균 소득은 연 46억 원에 이르죠. 하지만 그런 특급 스타는 아주 일부예요. 상위 1%를 제외한 99% 가수의 평균 소득은 2000만 원 정도입니다. 무려 230배 차이가 나죠. 이렇게 극소수 특급 스타가 압도적으로 높은 소득을 얻는 현상을 ‘슈퍼 스타 경제학’이라고 합니다.  46억 원 vs 2000만 원 비슷한 예를 더 살펴볼까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손흥민의 연봉은 180억 원이 넘습니다. 한국 프로축구 K리그 선수 평균 연봉의 70배죠. 손흥민은 세계 정상급 선수가 되기까지 정말 피나는 노력을 했어요. 그런데 K리그 선수들보다 70배 더 노력한다고 할 수 있을 까요. K리그 선수들도 열심히 훈련하고 90분 경기 내내 최선을 다해 뜁니다. 그렇다면 손흥민 같은 슈퍼스타에게 엄청나게 높은 연봉을 주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슈퍼스타가 ‘대체 불가능한’ 실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기에서 이기려면 평범한 선수 열 명보다 손흥민 같은 특급 골잡이 한 명이 필요합니다. 또 팬들은 평범한 선수들이 뛰는 경기를 열 번 보는 것보다 손흥민이 뛰는 경기 한 번을 보고 싶어 합니다. 무명 가수 열 명이 나오는 공연보다는 BTS 한 팀이 출연하는 공연이 훨씬 인기가 높겠죠. 소수의 슈퍼스타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이 몰립니다. 공급은 적고 수요가 많으면 가격이 비싸지는 것이 당연한 이치입니다.  유명 맛집, 1타 강사도 슈퍼스타 슈퍼스타 경제는 주로 연예계와 스포

    2024.01.27 21:56
  • [커버 스토리] 슈퍼스타로 경제 읽기

     화려한 무대에서 수많은 관객의 환호 속에 춤추고 노래하는 가수, 현란한 드리블과 강력한 슈팅을 뽐내는 축구 선수. ‘슈퍼스타’는 대중의 주목을 한몸에 받습니다. 인기만큼이나 소득이 높고 나라 경제에도 큰 파급 효과를 낳습니다. 여러분 중에도 슈퍼스타를 꿈꾸는 사람이 있겠죠? 인기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일류 피아니스트가 돼 한국은 물론 세계적인 스타가 되는 꿈 말이에요. 요즘엔 유튜버 중에도 1년에 수억 원을 버는 사람이 있습니다. 슈퍼스타는 어째서 그렇게 많은 돈을 버는 것일까요? 단지 보통 사람보다 조금 나은 능력을 지녔기 때문일까요? 슈퍼스타에 숨은 경제 원리를 공부해 보겠습니다.by 유승호 기자 손흥민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축구 선수 손흥민. 현대경제연구원은 손흥민의 활약이 우리나라의 수출을 연간 2700억 원 늘리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어요. 승용차 9800대를 수출한 것과 비슷한 금액이에요.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손흥민을 통해 한국을 알게 되고 좋은 인상을 갖게 되면서 한국산 제품의 수출에도 도움이 되는 것이죠.  테일러 스위프트테일러 스위프트는 미국의 가수이자 영화배우입니다. 공연 한 번에 입장료 수입이 1400만 달러(약 187 억 원)에 이르죠. 스위프트의 공연을 보러 온 사람들 덕분에 주변 음식점과 호텔에도 손님이 몰린대요. 스위프트의 공연이 지역 경제를 살린다는 의미에서 ‘스위프트노믹스 (스위프트+이코노믹스)’라는 말까지 생겼어요. 오타니 쇼헤이 오타니 쇼헤이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일본인 야구 선수예요. 대부분의 프로야구 선수는 투수와 타자 중 한가지 역할만 해요. 그런데 오타니

    2024.01.27 21:51
  • 소득 높을수록 낮은 출산율…아이는 열등재인가

    0~1세 아동을 키우는 부모에게 월 50만~100만원, 8세 미만인 아동이 있는 가구에 월 10만원, 아이 한 명당 최대 수천만원의 출산 지원금. 현재 시행 중인 출산·육아 지원 정책들이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데는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간다. 그래서 정부의 저출산 대책도 경제적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면 아이를 낳으리라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돈과 출산율의 관계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저소득 고출산, 고소득 저출산돈을 많이 버는 사람은 아이를 많이 낳을까.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신혼부부 통계’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도리어 아이를 덜 낳는 경향이 나타난다.2022년 11월 1일 기준 혼인 신고한 지 5년 이하인 부부의 소득 구간별 자녀 현황을 조사한 결과 연소득 1000만원 미만인 부부의 유자녀 비율이 60.1%로 가장 높았다. 연소득 7000만~1억원 미만 부부는 46.2%만 아이가 있었다. 연소득 1억원 이상 부부도 유자녀 비율이 48.4%로 아이가 없는 집이 더 많았다. 자녀가 둘 이상인 부부의 비율도 연소득 1000만원 미만 부부가 15.1%로 가장 높았고 연소득 1억원 이상 부부는 7.9%만 둘째가 있었다.국민소득과 출산율도 일반적으로 음의 상관관계를 보인다. ‘선진국 클럽’으로 불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합계출산율 평균은 1.5명에 불과하다. 한국도 급속한 경제성장과 함께 출산율이 빠른 속도로 하락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자녀를 열등재로 보기도 한다. 열등재란 소득이 늘면 수요가 감소하는 재화를 말한다. 예를 들어 대중교통은 자가용에 비해 열등재다. 돈을 많이 벌면 대중교통 대신 자가용을 타듯이 잘 먹고 잘

    2024.01.22 19:30
  • [경제야 놀자] 금사과·금딸기…농산물값은 왜 널뛰기할까

    요즘 과일을 사 먹기가 겁난다는 사람이 많다. 작년 가을 사과와 배 작황이 나빠 가격이 1년 전보다 30%나 오른 탓이다. 딸기도 초겨울 출하량이 줄어 작년보다 20% 정도 비싸졌다. 농산물 가격은 오를 때 크게 오르고 내릴 때도 큰 폭으로 내린다. 생산량이 평년보다 많아지면 가격이 폭락해 농민들은 인건비도 못 건진다며 수확을 포기하고 밭을 갈아엎는다. 그런 점에서는 차라리 흉년이 드는 것이 농민들에게 더 나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농산물 가격 변동 폭이 유독 큰 이유는 무엇인지, 농민들에게는 정말 풍년보다 흉년이 좋은 것인지 살펴보자.농부는 풍년을 바라지 않는다?일반적인 상품은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줄고 공급이 늘어난다. 반대로 가격이 내리면 수요가 늘고 공급은 줄어든다. 가격에 따라 수요·공급이 변화하면서 가격 변동 폭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농산물시장에선 이런 메커니즘이 잘 작동하지 않는다. 농산물은 수요와 공급 모두 가격탄력성이 작다. 가격이 변동하는 폭에 비해 수요·공급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예를 들어 쌀값이 비싸졌다고 해서 사람들이 갑자기 하루 세끼 식사를 두 끼로 줄이지는 않는다. 쌀값이 내렸다고 해서 밥을 한 공기씩 더 먹지도 않는다. 공급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사과 가격이 올랐다고 해서 과수원에서 당장 사과 수확량을 늘릴 수는 없다. 사과나무를 심고 키우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렇게 가격탄력성이 작은 상품은 공급이 약간만 늘거나 줄어도 가격이 급등하거나 급락한다.이런 이유로 발생하는 현상이 ‘농부의 역설’ 또는 ‘풍년의 역설’이다. 풍년이 들면 농산물 가격이 내려간다. 하지만 가격이 하

    2024.01.22 10:00
  • [내 꿈은 기업가] 매출 1조 원 바라보는 ‘운동화 덕후’ 무신사 창업자 조만호 의장

     신발을 아주 좋아하는 학생이 있었습니다. 멋진 운동화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리는 게 취미인 ‘운동화 덕후’였죠. 맨날 운동화 사진만 찍느라 공부는 뒷전이 었겠다고요? 하지만 세상엔 영어 공부, 수학 공부만 있는 건 아니에요. 이 학생은 관심사를 살려 대학 패션디자인학과로 진학했고, 패션 기업을 창업했어요. 패션 기업 경영자가 된 운동화 마니아, 국내 1위 온라인 패션 쇼핑몰 무신사의 조만호 이사회 의장입니다.  신발 사진 올리던 고등학생 조만호 의장은 고등학교 3학년이던 2001년 프리챌이라는 인터넷 사이트에 커뮤니티를 만들고 자기가 찍은 각종 신발 사진을 올렸어요. 이 커뮤니티의 이름은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 줄여서 ‘무신사’였죠. 조의장처럼 신발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 커뮤니티에 모여들었어요. 무신사 회원들은 각자 갖고 있는 신발 사진을 올리고 정보를 주고받았죠. 무신사를 개설한 이듬해 조 의장은 단국대 패션디자인학과에 입학했습니다. 대학생이 된 그는 어떻게 하면 무신사의 방문자 수를 더 늘릴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그러다가 카메라를 들고 젊은이들이 몰리는 대도시 번화가로 나갔어요. 옷을 멋있고 예쁘게 입은 사람이 눈에 띄면 다가가서 동의를 구하고 사진을 찍어 무신 \사에 올렸어요. 프리챌에서 벗어나 무신사닷컴이라는 독립적인 인터넷 사이트도 만들었죠. 이제 무신사는 단순히 신발 사진이 많은 곳에서 벗어나 패션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인터넷 잡지로 발전했어요.  신인 디자이너들과 함께 성장 무신사를 운영하면서 조 의장은 디자이너를 비롯해 패션업 계에서 일하는

    2024.01.21 14:19
  • 양극화 심하다는데…美 소득불평등은 줄어들었다?

    부자들의 자본 수익률이 경제성장률보다 높아 부의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해진다.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가 2013년 출간한 <21세기 자본>의 핵심 내용이다.피케티 교수의 주장은 세계적으로 불평등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경제적 양극화가 심각하다는 인식이 널리 퍼졌고, 불평등 해소가 각국의 주요 정책 과제가 됐다. 그런데 통념과 달리 부의 불평등이 오히려 덜해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정말일까. ○“불평등에 대한 기존 지식 틀렸다”불평등이 해소되려면 저소득층의 소득이 고소득층보다 빠른 속도로 늘어야 한다. 실제로 그렇게 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데이비드 오터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제학과 교수가 작년 5월 발표한 ‘팬데믹과 관련된 저임금 노동시장의 변화’ 논문이다.논문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2022년 9월까지 미국에서 소득 하위 10% 근로자의 시간당 실질 임금은 6.4%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상위 10% 근로자의 실질 임금은 2.7% 감소했다.저소득층 임금은 늘고, 고소득층 임금은 줄었으니 격차가 축소됐다는 것이다. 오터 교수는 2020년 이후 저소득층의 임금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지난 40년간 생겨난 임금 불평등의 40%가 해소됐다고 분석했다.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오터 교수의 논문을 인용해 이런 제목의 특집 기사를 냈다. ‘대박 난 육체노동자들, 불평등에 관한 기존 지식은 왜 틀렸나.’ 이코노미스트는 과거 피케티 교수에 대해 “마르크스보다 크다”고 평가했으나 10년 만에 불평등에 대한 정반대 관점을 제시한 것이다.미국 재무부의 제럴드 오텐과 미 의회의 데이비드 스플린터가

    2024.01.15 18:48
  • [경제야 놀자] '두 얼굴의 환율' 오르면 수출 늘지만, 인플레 우려도

    “6kg 무게인 엽전 6000개가 현재 환율로 1달러에 해당한다. 수백 달러짜리 물건을 사려면 짐꾼들을 고용해 돈을 실어 날라야 한다.”19세기 말 오스트리아인 에른스트 폰 헤세 바르텍은 조선을 여행한 뒤 쓴 <조선, 1894년 여름>에서 당시 사회경제상을 이렇게 남겼다. 엽전 6000개 가치가 겨우 1달러. 조선 말기의 경제가 엉망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오늘날 원화의 가치는 120여 년 전 엽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아졌다. 한국은 세계 10위 경제력을 과시한다. 또한 글로벌 경제 체제에 깊숙이 편입돼 있다. 그런 만큼 환율에 훨씬 민감해졌다. 수출 기업도, 주식 투자자도, 자녀를 유학 보낸 부모와 자동차 운전자들도 환율에 울고 웃는다.환율 변동은 고차 방정식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다양하다. 500가지가 넘는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크게는 국제수지, 국내외 금리 차, 물가로 나눠볼 수 있다. 수출이 늘어나거나 외국인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매입해 달러가 유입되면 환율이 하락(원화 가치 상승)한다. 반대로 수출이 줄고 수입이 늘거나 해외여행이 증가한다면 달러가 유출돼 환율이 상승(원화 가치 하락)한다.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달러 자산의 상대적 수익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외국인 자금이 한국에서 빠져나가 환율이 상승할 수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이상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환율상승을 불러오는 것은 그 때문이다.또 국내 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 값싼 수입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 환율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투기적 요인’까지 개입돼 환율 변동 폭을 키운다. 환율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 미래

    2024.01.15 10:00
  • [커버 스토리] 지구 온도 낮추고 수자원 제공하는 눈 온난화 영향으로 줄고 있어요

     눈이 내리는 날엔 왠지 모르게 기분이 들뜹니다. 창밖에 눈이 내리면 당장이라도 나가서 눈사람을 만들고 눈싸움을 하거나 눈썰매를 타고 싶어집니다. 그런데 눈은 우리에게 신나는 놀이터를 만들어 주는 것보다 훨씬 크고 중요한 역할을 지구 생태계에서 하고 있어요. 지구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사람들에게 물을 공급하며, 동식물의 서식처를 제공하는 것이죠.  지구 열기 식혀 주는 눈 만약에 눈이 없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우선 지구가 지금보다 훨씬 더워질 거예요. 눈이 지구의 열을 식혀주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죠.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열의 일부는 지구에 흡수되고 일부는 반사돼 대기권 밖으로 빠져나가는 데요, 눈은 태양열의 90%를 반사합니다. 땅이 10~20%, 바다가 6%를 반사하는 것에 비하면 눈은 매우 높은 비율로 태양열을 반사하는 것이죠. 따라서 눈이 없다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태양열이 지구에 흡수될 것이고, 그만큼 지구는 뜨거워질 것입니다. 눈은 겨울철 토양의 온도를 비교적 따뜻하게 유지해 주는 역할도 해요. 방바닥에 담요나 이불을 깔아두면 보일러를 꺼도 온기가 남아 있듯이 땅 위에 눈이 덮여 있으면 지표면과 지하 토양층이 얼지 않아요. 덕분에 많은 동식물이 겨울에도 생명 활동을 이어 갈 수 있습니다.  천연 저수지 눈 눈은 천연 저수지 역할도 합니다. 봄이 되면 겨우내 쌓인 눈이 조금씩 녹아 강으로 흘러들어요. 지구상의 많은 사람이 눈 녹은 물을 식수와 생활용수로 씁니다. 수자원으로서 눈은 여름에 비가 많이 내리지 않는 지역에서 특히 중요합니다. 겨울에 내린 눈을 이듬해 여름과 가을까지 활용해야 하니까요. 미

    2024.01.13 12:35
  • [커버 스토리] 눈과 얼음의 과학

     겨울은 눈과 얼음의 계절입니다. 강물이 얼어붙고 흰눈이 온 세상을 뒤덮습니다. 눈과 얼음은 차갑고 혹독한 겨울을 상징합니다. 하지만 다른 계절에는 느낄 수 없는 낭만과 재미도 선사합니다. 새하얀 눈밭에서 뒹굴고 스케이트를 타고 얼음 위를 미끄러지듯 달리는 일은 생각만 해도 신나는 경험이죠. 눈과 얼음은 신비로운 자연 현상이기도 합니다. 눈은왜 하얀색인지, 얼음은 왜 미끄러운지 등 일견 당연해 보이는 현상도 조금 더 생각해 보면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겨울의 한복판에서 눈과 얼음, 그리고 과학의 세계로 떠나 보겠습니다.by 유승호 기자  1. 이 세상에 똑같은 눈은 없다눈 알갱이의 기본 구조는 육각형입니다. 육각형의 수많은 눈 알갱이가 뭉쳐져 다양한 모양의 눈송이를 만들어 내지요. 납작한 판처럼 생긴 것도 있고, 나뭇가지처럼 길쭉한 눈, 별 모양 눈도 있어요. 그런데 완전히 똑같이 생긴 눈송이는 거의 없다고 합니다. 눈송이 모양은 기온과 습도, 눈이 떨어지는 속도에 따라 달라지는데요. 각각의 눈송이마다 내리는 위치가 달라 온도·습도·속도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에요.  2. 잘 뭉쳐지는 눈은 따로 있다눈싸움을 하거나 눈사람을 만들려면 눈을 잘 뭉쳐야겠죠. 어떤 눈은 잘 뭉쳐지는가 하면, 또 어떤 눈은 잘 뭉쳐지지 않아요. 이것은 습도와 관련이 있는데요, 눈에 습기가 많으면 잘 뭉쳐지고 습기가 적으면 쉽게 바스러집니다. 눈이 잘뭉쳐지지 않는다면 고드름에 손을 문질러 눈에 물기를 묻혀 보세요. 손이 좀 시리더라도 맨손으로 눈을 꾹꾹 눌러 손의 열기가 전해지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답니다.  3. 

    2024.01.13 12:19
  • 金사과·金딸기…농산물값은 왜 널뛰기를 할까

    요즘 과일을 사 먹기가 겁난다는 사람이 많다. 작년 가을 사과와 배 작황이 나빠 가격이 1년 전보다 30%나 오른 탓이다. 딸기도 초겨울 출하량이 줄어 작년보다 20% 정도 비싸졌다. 농산물 가격은 오를 때 크게 오르고 내릴 때도 큰 폭으로 내린다. 생산량이 평년보다 많아지면 가격이 폭락해 농민들은 인건비도 못 건진다며 수확을 포기하고 밭을 갈아엎는다. 그런 점에서는 차라리 흉년이 드는 것이 농민들에게 더 나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농산물 가격 변동 폭이 유독 큰 이유는 무엇인지, 농민들에게는 정말 풍년보다 흉년이 좋은 것인지 살펴보자. 농부는 풍년을 바라지 않는다?일반적인 상품은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줄고 공급이 늘어난다. 반대로 가격이 내리면 수요가 늘고 공급은 줄어든다. 가격에 따라 수요·공급이 변화하면서 가격 변동 폭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농산물 시장에선 이런 메커니즘이 잘 작동하지 않는다. 농산물은 수요와 공급 모두 가격탄력성이 작다. 가격이 변동하는 폭에 비해 수요·공급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예를 들어 쌀값이 비싸졌다고 해서 사람들이 갑자기 하루 세 끼 식사를 두 끼로 줄이지는 않는다. 쌀값이 내렸다고 해서 밥을 한 공기씩 더 먹지도 않는다. 공급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사과 가격이 올랐다고 해서 과수원에서 당장 사과 수확량을 늘릴 수는 없다. 사과나무를 심고 키우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렇게 가격탄력성이 작은 상품은 공급이 약간만 늘거나 줄어도 가격이 급등하거나 급락한다.이런 이유로 발생하는 현상이 ‘농부의 역설’ 또는 ‘풍년의 역설’이다. 풍년이 들면 농산물 가격이 내려간다. 하지만 가격

    2024.01.08 18:29
  • [경제야 놀자] 금리는 '돈의 가격'…올리면 정말 물가·집값 잡힐까

    금리 혹은 이자의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됐다. 기원전 4000년경 수메르문명에 이미 이자에 대한 개념이 있었다. 기원전 18세기 고대 바빌로니아의 함무라비법전에도 곡물과 은을 빌려줄 때 얼마의 이자를 받으라는 내용이 있었다. 성경에도 이자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경기를 살릴까, 물가를 잡을까금리는 돈을 빌린 데 대한 대가다. 물건을 살 때 돈을 내듯이 돈을 빌려 쓸 때도 일정한 값을 치른다. 물건에 가격이 있는 것처럼 돈에는 금리가 있다. 즉, 금리는 ‘돈의 가격’이다. 돈을 빌려주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금리는 돈을 쓸 기회를 포기한 대가이자 돈을 떼일 위험을 감수한 대가다.돈의 가격인 금리 역시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돈을 빌리려는 수요가 공급보다 많으면 금리는 올라간다. 반대로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아지면 금리는 내려간다.금리를 조정해 돈의 수요와 공급을 조절하기도 한다. 중앙은행의 기준금리를 통해서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린다는 것은 돈의 가격을 올리겠다는 것이다. 금리가 오르면 돈을 빌리려는 수요가 줄어든다. 가계소비와 기업 투자가 감소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은행이 최근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은 경기가 다소 둔화되는 것을 감수하고라도 물가를 잡기 위한 목적이 크다. 금리를 내리면 반대 효과가 나타난다. 돈을 빌리기 쉽게 만들어 소비와 투자를 촉진할 필요가 있을 때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내린다.기준금리·국채금리·마이너스금리기준금리는 한국은행이 시중은행들과 만기 7일짜리 환매조건부채권(RP)을 매매할 때 기준으로 삼는 금리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것을 조정함으로써 은행의 예금금리와 대출

    2024.01.08 10:00
  • [내 꿈은 기업가] 등산·캠핑용품의 혁신가 노스페이스 창업자 더글러스 톰킨스

     공부보다 산에 가는 것을 좋아했던 소년이 있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등산을 시작해 스무 살도 되기 전 해발 4000m에 이르는 알프스산맥에 올랐죠. 부모님도 그를 말릴 순 없었어요. 산에 대한 이같은 열정은 등산 장비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습니다. 더 가볍고 튼튼하며 안전한 등산 장비를 만들고 싶었던 그는 다운 재킷, 텐트, 침낭 등을 생산하는 회사를 설립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웠습니다. 노스페이스를 창업한 더글러스 톰킨스 (Douglas Tompkins) 이야기입니다.  호기심 많은 소년 어릴 적 톰킨스는 호기심이 아주 많은 개구쟁이였어요. 그의 아버지는 오래된 골동품을 파는 일을 했는데요, 아버지에게 골동품을 공급해 주는 한 아저씨가 있었습니다. 톰킨스는 이 아저씨의 집에 가면 신기한 물건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어느 날 트럭 짐칸에 몰래 숨어 들어가 집까지 따라갔죠. 결국 들키고 만 톰킨스는 아저씨에게 크게 혼이 났어요. 고등학교 때는 교칙을 어기고 말썽을 부려 퇴학당하기도 했어요. 톰킨스는 식당에서 일하며 돈을 모아 유럽으로 떠났어요. 눈 덮인 알프스 산맥에 오르기 위해서였죠. 스무 살이던 1963년 미국으로 돌아온 그는 캘리포니아에서 등산 가이드로 일했어요. 안전하게 등산하는 법을 사람들에게 가르쳐 주고, 일이 없을 땐 혼자서 산에 올랐죠. 어느 날 톰킨스는 암벽에 오르다가 강풍이 불어 크게 다칠 뻔했어요. 사고를 겪으면서 등산 장비의 중요성을 깨달은 그는 1966년 5000달러를 빌려 등산용품을 파는 가게를 열었습니다. 가게 이름은 ‘노스페이스’로 정했습니다. 알프스에 있는 아이거산 북쪽 절벽을 가리키는 말이죠.  혁

    2024.01.05 21:02
  • [커버 스토리] 냉장고 문 열자 AI가 알려 준다 “그 우유 상했으니 먹지 마세요”

    하늘엔 에어택시가 날아다니고 도로 위엔 무인 운행이 가능한 자율주행 자동차가 지나다닌다. 공원 곳곳에는 스마트 글라스를 쓴 채 가상현실(VR)·증강 현실(AR)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2050년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풍경이다. 2012년 경기도의 한 신도시에서 태어난 김미래 씨는 올해 만 38세가 됐다. 직업은 우주비행사. 지난주엔 지구 밖으로 처음 나가 본다는 어느 가족을 우주선에 태우고 달에 다녀왔다.  1인 1로봇 시대 아침에 일어나 보니 할머니가 보낸 메시지가 들어와 있었다. 집에서 TV로 은행 업무를 보는 방법을 알려줘 고맙다는 내용이었다. 한국에서 오프라인 은행 점포는 2040년대 들어 대부분 사라졌다. 모바일 뱅킹에 서툰 노인들이 금융 거래를 하기 힘들어지자 은행들은 인공지능 (AI)을 활용한 원격 금융 시스템을 도입했다. TV를 켜서 은행에 연결하면 사람과 똑같이 생긴 AI 은행원이 화면에 등장해 예금 가입, 송금, 대출 등을 도와준다. 미래 씨는 아버지께 전화를 걸어 ‘서비스 로봇’을 잘 쓰고 있는지 여쭤 봤다. 지난달 아버지 생신 선물로 사 드린 로봇이다. 최근 한국은 ‘1인 1비서 시대’로 급속하게 바뀌고 있다. 여기서 비서는 사람이 아니라 로봇이다. 로봇이 비서처럼 사람 옆에 붙어 다니면서 그날그날 일정을 알려 주고 필요한 것을 챙겨 준다. 미래 씨아버지가 쓰는 비서 로봇의 주요 임무는 고혈압 약을 잊어버리지 않고 제때 먹도록 알려 주는 것이다. 이제 AI는 거의 모든 것과 연결돼 있다. 스마트 글라스를 쓰고 냉장고를 열어 보면 식품에 관한 정보가 AR 메시지로 눈앞에 뜬다. 미래 씨의 시선이 우유에 멈추자 “소비 기한이

    2024.01.02 10:12
  • [커버 스토리] 2050년 미래로 출발!

    “사람들이 집에서 재미를 느끼기 위해 컴퓨터를 사용할 것이다.”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약 40년 전인 1985년 한 인터뷰에서 한 말입니다. 이때는 미국에서도 컴퓨터가 있는 집이 전체의 10%도 안 되던 시절이었습니다. 하지만 잡스는 기술 발달의 흐름을 꿰뚫어 보고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했습니다. 앞으로 세상은 또 어떻게 달라질까요? 새해를 맞아 주니어 생글 생글은 2050년으로 떠나 보겠습니다. 최근 과학 기술 동향을 바탕으로 26년 후 미래의 우리는 어떤 환경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게 될지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보는 것입니다. 준비되셨나요? 자, 이제 미래로 갑니다.by 유승호 기자  1년에 한 번 우주여행   소리보다 빠르게~ 초음속 여객기 에어 택시 심각한 대기오염, 깨끗한 공기는 어디에?AI가 감정까지 지녔다? 병원에 갈 필요 없다! 원격 의료 운전은 AI가~ 자율주행 자동차 인간 수명 120세 시대  힘든 농사 일은 로봇이바다에 산다! 해저 주택

    2024.01.02 10:01
  • 이민이 저출산 해결책?…노동시장 충격도 고려해야

    “만둣집에 만두 사러 갔더니 회회아비 내 손목을 쥐더이다.” 고려가요 ‘쌍화점’의 첫 소절이다. 여기서 회회아비는 아랍계 상인으로 추정된다. 벽란도에 외국 상인들이 드나들고 북방 민족의 유민들이 전란을 피해 넘어오던 다문화 국가 고려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그로부터 1000년이 지나 이 땅에 다시 다인종·다문화 국가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한국은 내년이면 전체 인구 중 외국인 비중이 5%를 넘어설 전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에 의한 ‘다인종·다문화 국가’다. 초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를 막으려면 이민을 더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기대되는 효과 못지않게 노동시장에 나타날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높다. 이민이 일자리·임금에 미치는 영향이민이 유입되는 만큼 노동시장에선 공급이 증가한다. 수요·공급 곡선을 놓고 보면 공급 곡선이 오른쪽으로 이동하면서 총고용은 증가하고, 임금은 하락한다. 유의할 점은 총고용은 늘어나지만, 내국인 고용은 줄어든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내국인 근로자 입장에서 보면 이민 유입은 일자리를 줄이고 임금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는다.다만 이런 분석은 한 가지 가정을 전제로 한다. 내국인과 이민자가 노동시장에서 완전 대체 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즉, 근로자로서 내국인과 이민자가 동일한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같은 일자리를 놓고 경쟁한다면 이민은 내국인의 고용과 임금에 악영향을 미친다.그러나 실제 노동시장에서 내국인과 이민자는 완전 대체 관계가 아니다. 숙련도에 차이가 있고 모두 같은 일자리를 놓고 경쟁하지도 않는다. 예를 들어 공장 생산 라인에

    2024.01.01 18:10
  • [내 꿈은 기업가] 쫀득한 곰돌이 젤리의 탄생 하리보 창업자 한스 리겔 & 리겔 주니어

     쫄깃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 달콤한 맛과 은은한 과일 향, 동글동글 귀여운 곰돌이 모양. 여러분도 한 번쯤은 먹어 봤을 하리보 젤리입니다. 하리보는 독일을 대표하는 세계적 젤리 전문 기업이에요. 손톱만 한 젤리를 세계 100여 개국에서 판매해 1년에 3조 원 넘는 매출을 올립니다. 달콤하고 쫄깃하며 귀엽기까지 한 곰돌이 젤리는 언제 어떻게 탄생해 오늘에 이르렀을까요? 이야기는 100여년 전 독일에서 시작됩니다. ‘춤추는 곰’의 탄생  하리보의 창업자는 독일 기업인 한스 리겔입니다. 1893년 독일 서부 본에서 태어난 그는 사탕을 만드는 기술을 배워 사탕 가게에서 일했어요. 그러다 1920년 자기 사업체를 차리기로 결심했습니다. 처음엔 회사라고 하기도 어려웠습니다. 사무실도 공장도 없었으니까요. 리겔은 집 뒷마당에 있는 작은 세탁실에서 화덕에 구리 솥을 올려놓고 설탕을 부어 사탕을 만들었습니다. 회사 이름은 한스(Hans)와 리겔(Riegel), 그리고 자기 고향인 본(Bonn)에서 각각 앞 두 알파벳을 따서 ‘하리보’라고 지었습니다. 리겔은 처음엔 사탕을 만들어 팔다가 손님들이 젤리가 더 맛있다는 반응을 보이자 주력 상품을 젤리로 바꿨어요. 어느 날 그는 시장에 다녀오는 길에 서커스 공연을 봤는데요, 묘기를 부리는 곰을 보며 곰 모양 젤리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 곰이 앉아서 네발을 앞으로 뻗은 모양의 젤리를 만들어 ‘춤추는 곰’ 이라고 이름을 붙였죠. 오늘날까지 하리 보를 대표하는 제품인 곰 모양 젤리가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전쟁과 함께 찾아온 최대 위기 하리보는 10여 년 만에 직원 수가 400명에 이르는 큰 기업으로

    2023.12.22 18:44
  • [책마을] 넷플릭스에 눈뜨고 당한 기업들

    신간 <스트리밍 이후의 세계>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업계의 막전 막후를 전한다. 공동 저자인 데이드 헤이스와 돈 흐미엘레프스키는 미국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베테랑 기자들이다.2010년 당시 타임워너 최고경영자(CEO)이던 제프리 뷰커스는 넷플릭스를 두고 ‘(병력이 1만 명도 안 되는) 알바니아 군대’라고 했다. 그렇게 보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넷플릭스는 고작 영화 DVD를 봉투에 담아 배달해 주던 기업 아니었던가.저자들은 왜 타임워너가 넷플릭스라는 다크호스가 자신을 추월해 저만치 앞서가는 것을 뜬눈으로 지켜봐야 했는지, 다년간 취재한 내용을 깨알같이 풀어놓는다.저자들은 디즈니도, 타임워너도, NBC유니버설도 넷플릭스가 시도한 콘텐츠 스트리밍이 대세가 될 것임을 알고 있었다고 강조한다. 단지 그런 변화를 시도하기에는 기존의 사업 모델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이 너무 컸을 뿐이다.책에는 웬만한 소설보다 많은 인물이 등장한다. 거대 미디어·콘텐츠 기업들의 CEO와 그들의 참모, 콘텐츠 제작자들이 스트리밍이라는 시대 변화 앞에서 무엇을 고민하고 어떤 의사결정을 내렸는지가 한 편의 논픽션 소설처럼 펼쳐진다. 기자들의 취재기를 바탕으로 한 만큼 상세하고 구체적인 내용이 돋보이지만 너무 자세하고 과다한 정보가 거슬릴 때도 있다.유승호 기자

    2023.12.22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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