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서울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에서 전용면적 85㎡를 초과하는 대형 아파트가 역대 최고 가격에 거래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형 아파트는 희소성이 큰 데다 부동산 침체기를 틈타 실수요자 사이에서 갈아타기 시도가 활발해진 영향이다. 서울 강남권에서 시작된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점차 외곽으로 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도강 '대형 갈아타기' 활발…잇단 최고가 손바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노원구 상계동 포레나노원 전용 114㎡는 지난 5월 14억5000만원에 거래돼 같은 면적 기준 역대 최고가격을 갈아치웠다. 2020년 12월 준공된 1062가구 규모 아파트다. 전용 114㎡는 23가구밖에 없어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지만 4~5월 한 건씩 거래가 체결됐다. 지난달에는 이 아파트 전용 84㎡가 12억원에 계약됐다. 같은 면적 기준 최고가다.

노원구 중계동 대림벽산 전용 141㎡는 지난달 15억원에 손바뀜했다. 2021년 5월 기록한 최고가(15억4000만원)에 4000만원 차이로 바짝 따라붙었다. 5월(12억9000만원)과 비교하면 한 달 새 2억1000만원 올랐다.

도봉구에서도 대형 아파트 최고가 거래가 잇따랐다. 창동 북한산아이파크5차 전용 165㎡는 지난달 16억3000만원에, 서울가든 전용 165㎡는 11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두 거래 모두 같은 면적 기준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강북구 미아동 꿈의숲해링턴플레이스 전용 99㎡는 5월 10억8500만원에 주인이 바뀌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주간 아파트값도 반등세로 돌아섰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넷째주 기준 도봉구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3% 올랐다. 올해 누적 6.93% 하락했는데 이번주 처음 상승세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노원구 아파트값은 0.02%, 강북은 0.08% 올랐다. 노원구의 올해 누적 하락률은 3.94%, 강북구는 5.72%다. 상반기 내내 이어진 하락세를 벗어나 반등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노원구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올해 들어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자 입지 여건이 좋은 곳으로 옮겨가거나 같은 지역에서 넓은 면적으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며 “전용 85㎡ 초과 아파트는 물량이 많지 않아 거래가 적고 최근 희소성이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