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상가. 사진=김범준 기자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상가. 사진=김범준 기자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사진)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아파트 입주권 배정을 두고 불거진 상가 소유주와의 갈등을 해결하면서 조합 설립에 탄력이 붙게 됐다.

30일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회에 따르면 추진위와 상가협의회는 최근 15개 조항을 골자로 하는 재건축 업무협약을 맺었다. 앞서 합의가 이뤄진 대치역 인근 상가 배치와 비용 정산 방안에 더해 막판까지 이견을 보였던 상가 소유주의 아파트 분양 ‘산정 비율’은 10%로 설정했다. 추진위는 오는 7월 조합 설립을 위한 주민총회를 열 예정이다.

산정 비율은 상가 조합원의 아파트 분양 여부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상가 조합원이 상가를 분양받고 난 뒤 남은 상가 가격이 일반분양가에 산정 비율을 곱한 가격보다 높아야만 아파트 입주권을 얻을 수 있다. 재건축 사업이 한창인 서초구 신반포 단지들은 산정 비율을 10%로 설정했다. 강남구 개포동 재건축 단지들은 조건을 더 까다롭게 설정해 20%로 정했다.

현재 은마아파트 정비계획에 따르면 예상 일반분양가는 전용면적 59㎡가 17억5000만원, 84㎡는 23억2800만원이다. 상가 조합원이 59㎡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서는 남은 상가 가격이 1억7500만원 이상이어야 하는 셈이다. 만약 보유 중인 상가 가격의 잔여 가격이 2억원이면 전용 59㎡형을 분양받을 수 있고, 2억5000만원이면 전용 84㎡형을 분양받을 수 있다.

재건축 사업비에 대한 이견도 봉합됐다. 아파트와 상가 건축비는 따로 산정해 부담하기로 했다. 공동비용은 건축 연면적과 토지 면적, 가구 수 중 하나를 기준으로 산출하기로 했다. 상가 위치는 기존과 마찬가지로 지하철 3호선 대치역 인접 지역으로 설정했다.

은마아파트는 과거 재건축을 주도해온 옛 추진위와 상가협의회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사업이 장기간 지체됐다. 옛 추진위는 재건축 시 상가를 단지 곳곳에 분산 배치하는 안을 고수했다. 이에 상가 소유주들이 강하게 반발하며 협상이 중단됐다.

새 추진위와 상가협의회가 재건축 조건에 합의하면서 조합 설립을 위한 동의율 확보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노후 단지 재건축 사업은 기존 아파트 소유주의 동의율과 별도로 상가 소유주 중 50% 이상이 찬성해야 조합을 설립할 수 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