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수요자 10명 중 6명은 현재의 집값이 아직 ‘바닥’을 찍지 않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가격 반등 시점으로는 ‘2025년 이후’를 꼽는 수요자가 가장 많았다.

10일 부동산 플랫폼업체 직방이 이용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1931명)의 58.5%는 향후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응답했다. 그 이유를 묻는 질문에선 ‘최근 1~2년 내 오른 가격 상승분이 덜 하락해서’라는 답변이 24.4%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전반적으로 경기가 안 좋아서’(22.7%), ‘미분양 적체, 분양시장 저조 등의 영향’(21.5%), ‘금리가 계속 오를 것 같아서’(19.6%) 등의 순이었다.
10명 중 6명 "집값 아직 바닥 아니다"
지금 집값을 바닥으로 보는 이용자는 41.5%였다. 이 가운데 ‘집값이 이제 곧 오를 것 같다(상승)’고 답한 비율은 14.9%였다. 이들은 낙관론의 근거로 ‘집값이 최고점 대비 떨어질 만큼 떨어져서’(28.1%), ‘금리 인상이 완화되는 기조여서’(23.3%), ‘호가와 실거래가가 올라서’(13.2%) 등을 댔다. 나머지 26.6%는 ‘집값이 바닥이긴 하지만 아직 상승할 것 같지 않다’며 보합 의견을 냈다. 그 이유로는 ‘향후 금리 변동에 따른 관망세가 커져서’(40.1%)란 답변이 가장 많았다.

아직 저점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했거나 보합 의견을 낸 응답자를 대상으로 집값 반등 예상 시기를 질의한 결과 ‘2025년 이후’가 44.7%로 가장 많았다. ‘2024년’(33.9%), ‘올해 4분기’(13.6%), ‘올해 3분기’(5.8%) 등이 뒤를 이었다. 80% 이상이 적어도 내년은 돼야 아파트 가격 상승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예측한 셈이다.

직방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는 지난 1월 1만9270건에서 2월 3만1893건으로 올 들어 소폭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 지역·단지에선 급매물 거래 후 집값이 반등하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직방은 “거래량이 예년 평균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았고 여전히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어 바닥이 아니라는 의견이 다수”라며 “실수요자라면 전체 시장 움직임보다 개별 매물에 관심을 가져보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의 일부 집값 반등은) 금리 인상에 따른 단기 주택 가격 조정에 정부의 규제 완화까지 더해지면서 실수요 중심의 매매가 이뤄졌기 때문”이라며 “지금처럼 실수요를 중심으로 매매시장이 재편된 상황에서는 지역적 양극화가 차츰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