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포레나 미아 조감도. 사진=한화건설
한화 포레나 미아 조감도. 사진=한화건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아 '고분양가' 논란이 제기된 서울 강북구 미아동 ‘한화 포레나 미아’가 특별공급에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앞서 공급된 ‘북서울자이 폴라리스’에 비해 청약자 수는 3분의 1, 경쟁률은 8분의 1 수준으로 추락했다. 시장에서 예상한 것처럼 높은 분양가가 청약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진행한 ‘한화 포레나 미아’ 특별공급 74가구(기관 추천분 제외) 모집에 3433명이 접수했다. 평균 경쟁률은 46.39대 1이다. 생애최초가 가장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22가구 모집에 2481명이 도전해 112.7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도 생애최초에서 나왔다. 전용 59㎡A 7가구 모집에 해당지역과 기타지역 1582명이 청약 통장을 던져 226.00대 1을 기록했다.

이어 △신혼부부 21.66대 1(42가구 모집에 910명) △노부모부양 10.33대 1(3가구 모집에 31명) △다자녀 가구 1.57대 1(7가구 모집에 11명) 등의 순이었다.
서울 강북구 북서울자이 폴라리스 분양홍보관에서 시민들이 분양정보를 얻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 강북구 북서울자이 폴라리스 분양홍보관에서 시민들이 분양정보를 얻고 있다. 사진=뉴스1
앞서 서울에서 진행한 ‘북서울자이 폴라리스’ 특별공급 성적과 비교하면 부진한 성적이다. 북서울자이 폴라리스는 25가구 모집에 9178명(기관 추천분 제외)이 지원해 평균 경쟁률 367.12대 1을 기록했다. 단순 비교했을 때 청약자 수는 3분의 1, 경쟁률은 8분의 1 수준으로 토막이 난 셈이다.

북서울자이 폴라리스는 이러한 경쟁률에도 예비당첨자들까지 계약을 거부하면서 무순위 청약으로 물량이 나오기도 했다. 부동산 시장이 관망세로 돌아선 와중에 높은 분양가가 발목을 잡았다.

한화 포레나 미아는 분양가가 더 높다보니 수요자들이 부담이 더해 경쟁률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이 단지의 전용 39㎡ 분양가는 5억4488만원(최고가)이다. 전용 74㎡는 20층 이상부터 9억원이 넘기 시작해 최고 9억1961만원이다. 전용 80㎡A, 전용 84㎡A, 전용 84㎡B 등은 모두 9억원이 넘는다.

인근 아파트 시세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높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미아동에 있는 '래미안트리베라1단지' 전용 84㎡는 지난 1월 10억4700만원에 거래됐고, '래미안트리베라2단지' 전용 84㎡는 작년 11억3000만원에 팔렸다.
서울 주택가에서 바라본 강북구. 사진=뉴스1
서울 주택가에서 바라본 강북구. 사진=뉴스1
비싼 분양가인만큼 시행사도 청약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각종 혜택을 내놨다. 통상 분양가 9억원이 넘으면 중도금 대출이 나오지 않고 최근까지 서울에서의 아파트 계약금은 20%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 아파트는 계약금을 10%대로 축소했고 시행사 자체 보증으로 중도금을 납부할 수 있도록 했다. 총 분양가 중 9억원 이하분은 40% 대출이 가능하고 9억원 초과분은 최대 20%의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점도 시행사측은 강조하고 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분위기가 주춤하다 보니 ‘청약 불패’ 서울 지역마저 무조건 성공한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분위기”라며 “다만 여전히 서울이라는 장점이 수요자를 끌어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최근 분양시장은 관망세가 짙다. 때문에 단지별로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청약을 먼저 넣고 고민했던 ‘선당후곰’ 대신 입지 여건과 분양가의 적정성 등을 들여다본 후 꼼꼼하게 청약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