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중개업소 전경. /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중개업소 전경. / 사진=연합뉴스
서울 관악구에서 거래가뭄이 극심한 가운데, 어렵사리 성사된 매매에서는 대단지 위주 하락이 포착된다. 아파트 매매가격도 2년 7개월 만에 하락했다.

2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관악구에서 체결된 아파트 매매는 6건으로, 이 가운데 5건이 중개거래고 1건은 직거래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113건의 매매가 체결된 것에 비해 94.7% 급감한 수치다.

어렵게 성사된 매매이지만, 가격 하락폭은 컸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신림푸르지오' 전용 84㎡는 10억2000만원에 매매됐는데, 지난해 9월 11억6000만원에 비해 1억4000만원 하락했다. '관악산휴먼시아2단지' 전용 114㎡ 역시 8억8000만원에 팔려 지난해 6월 기록한 10억원에 비해 실거래가가 1억2000만원 떨어졌다.

신림동 중개업자는 "매수 문의가 뜸해 매물만 쌓이고 있다"며 "그나마도 시세 대비 1억원가량 저렴한 급매물만 거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1456가구가 거주하는 신림푸르지오에는 63건이 매물로 쌓여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6.5% 증가한 수치다. 2265가구가 거주하는 관악산휴먼시아2단지도 60건이 등록됐는데, 지난해에 비해 2배로 늘어난 물량이다.

중개거래 중 나머지 3건은 가격이 상승했지만, 가구수가 150가구에 미치지 못하는 나 홀로 아파트 등이라는 한계가 있다. 127가구 신림동 태흥아파트의 전용 59㎡가 직전 거래 대비 5500만원 오른 5억8500만원에 거래됐고 83가구 동마아파트 전용 59㎡도 200만원 오른 5억1000만원에 팔렸다. 140가구 2동으로 구성된 우정하이비전의 전용 84㎡는 6000만원 오른 8억3000만원에 손바뀜됐다.

대단지에서 실거래가가 하락하면서 관악구 아파트 매매가격도 2년 7개월 만에 하락했다. KB부동산 주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보다 0.03% 상승하며 보합권을 유지했지만, 관악구 아파트값은 2019년 6월10일 이후 31개월 만에 -0.04%를 기록하며 하락 전환했다. 전세가도 0.01%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 중저가 아파트가 몰린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는 지난해 2030 세대의 패닉바잉이 활발했던 지역"이라며 "올해부터 강화된 대출 규제나 금리 인상 등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관악구의 경우 지난해 2030 매입 비중이 47.3%에 달했다.

시장에서는 금융당국이 돈줄을 옥죄면서 대출비중이 높은 이들 지역에서는 매매가와 전셋값이 꺾이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강북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말 -0.02%를 기록, 하락 전환한 뒤 하락과 보합을 이어가고 있다. 노원구와 금천구도 2주 연속 하락세다. 구로구는 상승폭을 줄이며 보합에 가까워지고 있다. 전세 역시 노원구가 올해 들어 0.07% 떨어졌고 금천구는 0.02% 하락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