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지역 집값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주 서울에서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은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 아파트.  /한경DB
강남 지역 집값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주 서울에서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은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 아파트. /한경DB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이 5개월(23주)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특히 강남 지역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가 서울 지역 상승률 1~3위를 모두 차지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규제의 직격탄을 맞은 강남 지역을 피해 수도권과 지방으로 퍼지던 매수세가 다시 강남으로 쏠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승폭 키우는 강남

강남3구 뛰자…서울 집값 23주 만에 최대폭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이 24일 발표한 12월 셋째주(21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전주 대비 0.05%를 기록했다. 전주(0.04%)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세금을 강화한 지난 ‘7·10 부동산 대책’ 발표 직후인 7월 셋째주(0.06%)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강남 지역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송파구는 0.10% 상승해 지난주(0.08%)에 이어 서울에서 가장 오름폭이 컸다. 이어 △서초구(0.06%→0.09%) △강남구(0.05%→0.08%) △마포구(0.05%→0.07%) 등 순으로 상승폭이 컸다. 이외 강동·광진구(각 0.07%) 동대문·노원구(각 0.05%) 등 서울 25개 자치구 모두가 올랐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송파구는 가락·잠실·방이동 재건축 단지와 위례신도시 위주로, 서초구는 방배·서초동과 우면동 중저가 아파트 위주로 올랐다”며 “강남구 압구정동 재건축 단지의 상승세도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강남 지역에선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아시아선수촌아파트’ 전용 151㎡는 지난 16일 33억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18일에는 전용 134㎡도 31억원 신고가로 계약서를 썼다.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11차’ 전용 183㎡는 15일 49억원에 손바뀜해 직전 최고가(10월·46억4000만원)보다 2억6000만원 올랐다. 압구정동 ‘한양3차’ 전용 116㎡는 20일 29억원으로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방은 매매가격 상승률 둔화

집값 과열 양상을 보였던 수도권 및 지방 일부 지역은 지난주 규제지역 지정 등의 여파로 오름폭이 축소됐다. 17일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경기 파주시는 지난주 1.11%에서 이번주 0.98%로 상승폭이 완화됐다. 중구와 기장군을 제외하고 모든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 부산은 지난주 0.71%에서 이번주 0.61%로 상승률이 줄었다. 울산도 지난주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남구의 상승률이 1.13%에서 0.63%로, 중구가 0.59%에서 0.56%로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전국 대부분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매수세가 다시 강남을 비롯한 서울 핵심지로 몰리고 있다고 분석한다. 전국 226개 시·군·구 중 담보인정비율(LTV)이 제한되고 양도세·취득세 중과 등 각종 규제를 적용받는 투기과열지구는 49곳, 조정대상지역은 총 111곳이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향후 몇 년간 수요자들이 원하는 서울 도심에 이렇다 할 공급 기미가 없어 핵심지역 아파트의 희소가치가 높아지고 있다”며 “전국이 규제지역으로 묶이자 투자가치가 높은 강남으로 다시 수요가 몰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주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0.30% 올랐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0.14%)도 지난주와 같았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68주째, 서울은 78주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주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0.37%로, 지난주(0.36%)에 이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세종이 1.96% 올라 전국에서 전셋값이 가장 많이 뛰었다. 이어 울산(0.73%) 대전(0.62%) 부산(0.49%) 등이 뒤를 이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