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과잉에 수요 위축… 주택시장 하향 안정"
“내년 주택시장의 매매 및 전세가격은 공급 과잉과 수요 위축이 겹쳐 전반적으로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상호 한국건설산업연구원장은 21일 ‘2018 대내외 경기·금융시장 대예측 세미나’에서 “내년에 아파트 준공 물량이 올해보다 17% 늘어나는 가운데 금리 인상 여파로 유동성은 줄어들고, 수요도 위축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역을 나눠 살펴보면 지방이 주택 수요 위축에 따른 거래량 감소로 올해보다 매매가격이 1%가량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 및 수도권은 대내외 변수에 따라 가격이 보합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전국적으론 평균 0.5%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전세가격은 준공 물량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전국적으로 0.5%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부 수도권 지역과 지방에서는 공급 물량 증가로 역전세난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점쳤다.

이 원장은 “거래량 감소와 주택시장 가격 하락이 계속되면 사회·경제적으로 큰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택 거래 및 분양 물량이 줄어들면서 취득세 비중이 높은 지방재정에 타격을 줄 것”이라며 “주택가격 하락과 역전세난, 자금 조달 과정에서 신용 위험 발생 등의 요인은 서민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동산시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맞춤형 부동산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지난달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5년 내에 공공주택 10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주거복지 로드맵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이 원장은 “재원 마련 전략이 불확실하고 공급 물량에 대한 목표치가 현실적이지 않다”며 “이런 식의 정부의 주택시장 개입은 민간 분양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부동산시장 전망도 내놨다. 이 원장은 “현재 글로벌 부동산 가격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의 98.7% 수준까지 회복했다”며 “몇몇 신흥국 시장의 주택 가격은 금융위기 직전보다 15.2%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투자 적합 지역으로는 가계부채 비율이 높은 신흥국보다는 선진국 시장을 추천했다. 그는 “북미 지역의 산업용 부동산은 지속적인 수요가 있기 때문에 다른 부문보다 투자 가치가 높다”며 “저소득층 대상 아파트보다는 중소득층 대상 아파트와 노인 대상 아파트가 투자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