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이탈리아 등 대만 제재
WHO는 대만을 중국으로 분류
대만을 중국의 일부로 분류한 WHO의 발표 자료를 비판하는 우자오셰(吳釗燮)  대만 외교부장 / 마이니치신문 제공

대만을 중국의 일부로 분류한 WHO의 발표 자료를 비판하는 우자오셰(吳釗燮) 대만 외교부장 / 마이니치신문 제공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을 막기 위해 전세계가 중국인에게 문을 걸어 잠구고 있는 가운데, 불똥이 대만에 튀고 있다. 중국이 유일한 합법 정부라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이 중국의 일부로 분류되면서 덩달아 입국 금지 조치 대상에 포함되면서다.

10일 필리핀 보건부는 대만에서 들어오는 외국인들의 입국을 금지했다. 필리핀인들이 대만에 가는 것도 제한했다. 에릭 도밍고 보건부 대변인은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대만은 중국의 일부로 간주된다"며 "우리는 중국에 대해 일시적인 입국금지 조치를 취했고, 대만도 이에 포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필리핀은 지난달 31일부터 중국인의 입국을 금지해왔다.

필리핀 정부의 조치로 필리핀의 2대 항공사인 필리핀에어라인과 세부퍼시픽은 대만행 비행기 운항을 중지했다. 대만 언론에 따르면 이번 조치로 500여명의 대만인 관광객들이 필리핀에 억류됐다. 대만에 체류 중인 12만여명의 필리핀인들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 정부는 필리핀 국적자의 경우 입국을 원하면 허용하되 대만 체류 비자를 반납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WHO는 대만을 중국의 일부로 보고 중국과 같은 고위험군으로 분류해놨다. 대만 정부는 "대만은 중국과 완전히 독립된 정부와 보건시스템을 갖고 있음에도 이 같은 분류는 부당하다"고 항의하고 있지만 WHO는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대만은 중국의 반대로 WHO 가입을 못하고 있다.

이탈리아 역시 WHO의 권고에 따라 지난달 31일 중국과 홍콩, 마카오뿐만 아니라 대만행 항공편도 운항을 전면 중단시킨다고 발표했다. 운항 정지는 4월28일까지 계속된다. 이탈리아를 여행하던 대만인들은 항공편이 막히자 유럽의 다른 국가로 이동해 대만에 돌아가야 했다. 베트남도 지난 1일 중국을 오가는 항공기 직항편의 운행을 금지하면서 대만을 대상에 포함했다가, 대만 정부로부터 항의를 받고 하루 만에 대만은 대상에서 제외했다.

11일 기준 대만의 우한 폐렴 확진자는 18명이다. 싱가포르는 45명, 홍콩은 42명, 태국은 32명, 한국은 28명, 일본은 26명, 말레이시아는 18명, 베트남은 14명이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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