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후보자들의 지역감정 조장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거세지자 여야는 6일
"한국정치가 극복해야 할 최우선 과제는 지역감정"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여야는 그러나 "표심"을 겨냥, 지역감정 유발 책임을 상대당에 전가하는 등
상호 비방전을 계속했다.

민주당은 3야에 지역감정 조장 중단을 요구하며 "침묵론"을 제기했고
한나라당은 호남편중 인사, 자민련은 김대중 대통령의 3.1절 경축축사
내용을 거론하며 상대당을 몰아 부쳤다.

민주당은 이날 지역감정 문제를 거론하는 것 자체가 문제를 악화시킬수
있다고 판단, 지역감정에 관해 "침묵"키로 입장을 정리했다.

정동영 대변인은 선거대책위 확대간부회의를 마친 후 브리핑을 통해 "세
야당이 진정으로 지역감정 문제를 청산하려면 침묵해야 한다"며 "지역감정
이라는 마술적 4글자를 입에 올리는 사람은 말로는 청산을 외치더라도
궁극적으로는 교묘하게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불순한 책략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현정부가 "호남편중" 인사를 하고 있다며 여권에 비난의 화살을
돌린후 지역감정 청산을 요구했다.

홍사덕 선거대책위원장은 "지역감정의 유일한 해결책은 인사 탕평책인데
현정부의 인사정책은 호남편중"이라며 인사문제를 집중 제기했다.

자민련도 김종필 명예총재의 발언은 김대중 대통령의 "잘못된 지역감정
책임론"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하는데 주력했다.

김 명예총재는 이날 강원도 홍천.횡성 지구당 후원회(위원장 조영일) 행사
에서 "말로만 지역감정 해소를 외치면서 더욱 지역감정을 부추키는 사람들이
문제"라며 자신이 지역감정을 유발시킨다는 얘기에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이한동 총재는 "지역감정은 71년 대선때부터 생긴 것인데 5.16이후 이후
생겼다고 한 김대중 대통령의 발언을 김 명예총재가 바로 잡아준 것인데
선거용으로 와전되고 있다"고 거듭 설명했다.

지역감정에 의존, 영남권 표심잡기에 나선 민국당은 이날도 영남권의
결집을 거듭 강조했다.

김윤환 최고위원은 경북 구미 지구당 창당대회에 참석, "집권능력을 상실한
이회창씨를 더 이상 지지할 이유가 없다"며 "대구.경북은 이회창씨와의
관계를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구미=김병일.횡성 기남국기자 kbi@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