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부터 감정노동자를 소비자의 폭언과 폭행으로부터 보호하는 감정노동자보호법이 시행되고 있다. 어느 정도 나아지기는 했지만 현실은 아직도 도처에 사각지대가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미치지 못하는 법의 현실과 의식 부족이 그들을 좌절과 고통 속으로 내몰고 있다.

약자를 배려하고 우리 사회의 성숙도를 잴 수 있는 하나의 잣대인 감정노동자보호법이 각 분야에서 철저히 지켜져야 할 것이다. 이 시대 수많은 감정노동자는 고객의 기분에 맞추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철저히 짓누르고 있다. 이 중 상당수는 잠시 멈출 겨를도 없이 하루하루를 고달프게 버텨가는 생계형 노동자다. 너 나 할 것 없이 힘든 코로나19 유행 속에서도 유독 눈에 밟히는 그런 사람들이다.

안타깝게도 자신의 감정은 아랑곳없이 고객을 응대해야 하는 감정노동자의 인권이 아직도 곳곳에서 유린당하고 있다. 법 시행 이후 각 직업군의 변화도 많았다. 따라서 감정노동자보호법의 적용 범위와 산업재해 인정 범위도 다시 한번 재정립해야 할 때가 됐다.

감정을 쉽게 드러낼 수 없는 근로자가 최약자 취급을 당하는 사회 풍토는 당연히 개선돼야 마땅하다.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의 권익 보호와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제도적 방안 마련과 소비자의 인식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악성 고객이나 민원인에 대한 처벌 수위도 지금보다 한층 강화해 가시적으로 이런 행태가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기를 바란다. 근로 조건과 작업장 환경의 지속적인 개선을 통해 사전 예방 노력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전문 상담기관을 활용해 성격 검사, 심리 상태 진단을 통한 심리치료나 자존감 회복 교육 등 스트레스 관리, 상담 치료도 필요해 보인다. 이제는 감정노동자·소비자·기업 등 각자가 서로 입장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소비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동석 < 직업상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