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건강이야기] 저염식은 정말 필요할까
현대인은 매일 쏟아지는 건강 정보의 홍수에 노출돼 있어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 한국인의 소금 섭취량이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섭취량의 두 배를 넘는다며 국가 차원의 ‘소금 덜먹기’ 캠페인을 하고 있는 반면, 얼마 전 한 외국 연구에서는 소금 섭취량을 제한하는 것이 오히려 건강에 해로우므로 제한할 필요가 없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런 상반된 정보를 놓고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한 연구에서 기존 의학적 통념에 반하는 결과가 도출되면 다른 연구자들이 유사 연구를 반복해 같은 결과가 나와야 학계에서 받아들일 수 있다. 한 연구에서의 결론만으로 기존 의학적 권고를 섣불리 바꿔서는 안 된다. 또 하나는 그 연구의 대상 집단이 우리와 같은 특성과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현재까지 고염식이 고혈압, 심혈관 질환, 위암 등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는 셀 수 없이 많다. 반면 고염식이 건강에 해롭지 않고 저염식이 오히려 해롭다는 연구는 드물다. 그리고 우리 한국인의 소금 섭취량은 대대적인 캠페인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으로 수위를 다투고 있다. 더욱이 한국인의 밥상은 국, 찌개, 젓갈, 김치 등 소금 양념을 기본으로 하고 있으므로 소금 섭취가 너무 적어서 문제가 된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생활속의 건강이야기] 저염식은 정말 필요할까
소금을 과잉섭취하면 혈압을 높이고 심혈관 질환, 뇌혈관 질환 등 많은 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또 짠 음식이 만성적으로 위 점막을 자극해 위의 보호막을 파괴함으로써 염증이 생겨 위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 일본인 약 4만 명을 11년간 조사한 결과에서 나트륨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은 적게 섭취하는 사람보다 위암 발생률이 두 배 높게 나왔다. 게다가 신장질환의 발생 위험을 높이고 소변을 통해 몸속에 있는 칼슘까지 빠져나가게 돼 골다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다면 소금 섭취를 줄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소금 섭취가 많아지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국이나 찌개 등 국물을 통한 소금 섭취이므로 국그릇을 작은 것으로 교체하고 국물을 남기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소금 대신 후추 허브 간장 등 짠맛 외의 다른 향미를 이용해 음식 맛을 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외식을 하기보다 집밥을 먹고 외식할 때도 나트륨 함량이 적은 메뉴를 선택하도록 한다. 또 채소 과일 등 칼륨이 풍부한 식품을 즐겨먹으면 섭취한 칼륨이 체내 나트륨의 배출을 도울 수 있다.

강재헌 < 인제대 의대 서울백병원·가정의학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