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노벨상 수상자 6명이 모두 이민자 출신이라고 한다. 신선하고 놀라운 소식이다. 이들 모두 직접 미국으로 이민한 1세대들이다. 경제학상을 받은 올리버 하트는 영국 출신이고 벵트 홀름스트룀은 핀란드 출신이다. 모국에서 학위를 받고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땄다. 다른 수상자도 마찬가지다. 모국으로 봐선 엄청난 인재 유출(brain drain)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도리어 이런 우수 인재를 배출한 영국이나 핀란드의 교육 시스템을 신뢰한다며 역설적으로 평가한다. 이들만이 아니다. 2000년 이후 미국 노벨상 수상자 78명 중 38명(40%)이 이민자다.

물론 미국이 빨아들인 것이 최고의 두뇌만은 아니었다. 최고의 사업가들도 빨아들였다. 미국의 중소기업 소유주와 하이테크 창업자들의 이민자 비율은 30%가 넘는다. 1990년에는 15%에 불과했다. 포천지 선정 500대 기업의 절반이 1세대 및 2세대 이민자가 창설한 기업이다. 구글의 세르게이 브린(러시아)이나 테슬라의 엘론 머스크(남아프리카공화국),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인도) 모두 이민 1세대다. 미국 경제를 움직이는 게 이민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의 최대 장점은 ‘인구 구성’이라고 한 오바마의 말 그대로다.

자유와 평등 민주주의 개인주의 법치 시장경제 등 미국을 만든 본성과 가치가 이들을 이끄는 힘이다. 신념과 목적으로 세워진 나라이며 개방성의 나라다. 미국은 경제적 자유의 핵심인 재산권 보호가 철두철미하다. 사적 재산에 대해선 그 어떤 나라보다 정부 개입이 없다. 물론 재산 상속도 마찬가지다. 열심히 일하면 상응하는 대가를 받는 보상체계가 분명하고 원활하게 작동한다. 자유가 넘치고 대박이 가능하기에 세계의 천재들은 지금도 실리콘밸리로 몰려간다. 인적 자원에 관한 한경 글로벌 인재포럼이 11월1~3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호텔에서 열린다. 저출산 고령화 시대다. 인적 자원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