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Q(지능지수)가 아이의 장래를 결정짓는다고 믿었던 시절에 한 가지 의문이 있었다.

"학교에서 공부 잘하는 모범생이 왜 사회에서는 그다지 성공하지 못하고 행복하지 못할까"하는 것이었다.

이런 의문에 하버드대학의 심리학 교수인 대니얼 골먼이 해답을 내놓았다.

그는 인생의 성공여부를 결정짓는 요인으로 IQ가 아닌 EQ(감성지수)를 제시했는데,EQ가 높은 사람이 IQ가 우월한 사람보다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었다.

생활속에서 부딪치는 다양한 상황에서 자신의 감정을 다스릴 줄 아는 능력이 높아야 만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머리 못지않게 가슴이 따뜻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골먼 교수가 이번에는 성공조건으로 '사회지수(SQ)'를 제시했다.

지난 주말 그는 워싱턴 포스트가 발행하는 '퍼레이드'란 잡지에서 "SQ는 빠른 상황파악으로 타인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 다른 사람의 감정과 의도를 감지하는 능력"이라며,EQ와 함께 SQ가 탁월한 사람을 찾는 회사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회적 교류를 관장하는 SQ가 대우를 받는다는 설명이다.

골먼 교수는 "SQ는 두 사람이 동시에 웃거나 연인들이 첫 키스를 하면서 입술을 대는 속도에 이르기까지 아주 작은 부분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며 "자신의 두뇌 신경회로를 상대의 신경회로와 연결시키는 능력도 포함하고 있다"고 말한다.

따지고 보면 사람의 능력을 평가하는 지수들은 부지기수로 널려 있다.

도덕지수 인성지수 체격지수 놀이지수 전문성지수 등이 평가기준으로 꼽히곤 한다.

갈수록 복잡해지는 사회에서 현대인들이 겸비해야 하는 성공조건들이 그만큼 많아지는 셈이다.

학자들은 성공조건의 80%는 IQ의 영역이 아니라고 한다.

바꿔 말하면 일정 나이가 넘어서 IQ를 높이는 것은 어렵지만,SQ 등은 자신의 판단과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머리가 나빠 성공을 못한다는 얘기는 한갓 핑계거리일 뿐이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