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 사태 이후 얼어붙은 회사채 시장을 회복시키기 위해 산업은행이 적극적인 회사채 인수에 나선다. 산업은행은 지난달 11일 SK글로벌 분식회계 발표 이후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안돼 자금난이 가중됨에 따라 앞으로 회사채 인수를 적극 추진키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산은은 이를 위해 올해 유가증권 투자예정분으로 잡힌 5조원 가운데 주식투자분(4천억원)을 제외한 4조6천억원을 회사채 인수에 조기 투입키로 했다. 산은은 신용등급 BBB 이상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신용도와 재무상태를 따져 회사채 발행을 적극 주선한 뒤 발행되는 대로 신속히 인수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산은은 지난 11일 현대백화점의 3년만기 공모회사채 6백억원어치 발행을 주선했고 오는 18일 발행되는 대로 상당부분 인수에 나설 예정이다. 산은은 앞서 지난 9일 신용보증기금의 프라이머리CBO 1천5백27억원 발행에도 참여해 20여개에 달하는 기업들의 회사채 차환발행(만기가 돌아온 만큼을 새로 발행하는 것)을 지원했다. 산은 이성근 이사는 "SK글로벌 사태 이후 기관투자가들이 회사채 투자를 꺼려 기업들은 일단 은행대출에 의존하고 있지만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시장이 제대로 작동되려면 누군가 회사채 발행의 물꼬를 터줘야 하기 때문에 산은이 직접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SK글로벌 사태 이후 공모로 발행된 회사채는 3월중 한건도 없고 4월 들어서는 호텔신라(4백억원) LG전자(3천억원) 등 2건에 그쳤다. 산은의 이같은 회사채 적극 인수 방침에 따라 일부 기업들도 미뤘던 회사채 발행을 재개할 조짐이어서 채권시장의 회복여부가 주목된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