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조량이 적어 당도가 떨어집니다.''잘 영글어 맛이 좋습니다.안심하고 드세요.' 백화점들이 식품매장에서 판매하는 과일의 단점을 포함한 전반적인 품질을 있는 그대로 고객에게 알려주는 이색 마케팅을 펼치고 있어 화제다. 배 사과 포도 귤 등 과일의 품질 상태를 판매대 중앙에 가격과 함께 표시해 놓고 있다. 고객들한테 진실을 알림으로써 신뢰를 쌓기 위한 것으로 '진실 마케팅'으로 불린다. 이같은 마케팅은 현대백화점 본점이 먼저 시작했다. 2년 전 수해로 과일 당도가 떨어져 고객들이 불만을 제기한 게 발단이 됐다. 본점 이창환 식품팀장은 "품질이 나쁘다고 알리면 매출이 급감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판매량이 오히려 늘었다"고 설명했다. 현대는 지난해부터 과일 품질표시 서비스를 전 점포로 확대해 시행 중이다. 신세계백화점도 진실마케팅 대열에 동참했다. 신세계는 추석 과일선물세트에 "비와 태풍 피해로 당도와 수확량이 감소했습니다. 고객 여러분의 양지를 바라며 신세계는 보다 좋은 상품을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쓰인 메모를 일일이 끼워넣었다. 신세계 청과바이어인 이재덕 과장은 "올해는 일조량이 부족한 데다 예년보다 추석이 2주 정도 앞당겨져 여느해 추석 때보다 당도가 낮아 메시지카드를 넣게 됐다"고 설명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