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메일은 정보통신 기술의 최대 산물이다. e메일을 이용하면 문자 음성등 온갖 정보를 시간 제약없이 세계 어디나,그것도 거의 공짜로 보낼 수 있다. 실제 네티즌 대부분이 e메일 체크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러나 모든 문명의 이기에 따르는 부작용일까, 세계 각국이 스팸메일 공해 때문에 골치를 앓는다. 국내에서도 작년 말부터 폭증,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다. 미국인은 지난해 1일 평균 4통의 스팸메일을 받았다는데 요즘 국내 네티즌들에게 하루 10통은 약과다. ''e메일 피곤증(e-mail fatigue)''이란 새 용어가 퍼지는가 하면 회사마다 서버 용량이 부족해져 난리다. 내용은 더욱 가관이다. ''성인광고 정정메일'' ''성인을 위한 리뷰'' ''소중한 분에게'' ''쇼핑몰 홈페이지 제작'' ''틀림없는 다이어트'' ''정력 증진''등 음란물과 상업성 메일이 주류지만 사기성 돈벌이, 자살 권유, 심지어 사제폭탄 제조법도 있다. 게다가 중·고생은 물론 초등학생에게까지 마구 살포된다. 정부의 지난해말 단속 결과 2천8백50개 유해사이트중 청소년 유해사이트가 83%이상이었다는 건 사태의 심각성을 입증하고도 남는다. 더욱이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미국 캐나다 일본 등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거나 외국사이트여서 추적조차 어렵다. 스팸메일이 이처럼 기승을 부리게 된 건 무엇보다 e메일주소 자동수집 프로그램이 개발돼서라고 한다. 이 것으로 야후 네이버 등 검색포털의 e메일주소를 모아 파는 업자가 급증, 지난해초 1백만개에 30만원이던 주소값이 6백만개에 70만원으로 떨어지고 발송비도 인하된 탓이라는 것이다. 결국 정부가 청소년에게 유해사이트를 제공하면 3년이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는 등의 스팸메일 차단책을 세우겠다고 나섰다. 처벌법을 만들면 다소 줄어들긴 할 것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법이 돈벌이 묘수를 따라잡긴 어렵다. 가장 좋은 건 장사꾼들로 하여금 ''보내봤자''라고 생각하게 하는 일이다. 스팸,특히 음란메일이다 싶으면 무조건 삭제하고 수신 거부등 적극적 의사표시를 하는 게 그 첫걸음이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