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덕 < 한국노농문제연구소장 >

"6.15 남북 정상회담 선언"이 있었다고 해서 저들 강성부국(强盛富國)의 본래 목표가 달라질리 없다.

그러나 "너 죽고 나 죽자"에서 "나 살고 너도 살자"란 실용노선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 감지되고 있어 다행스럽다.

"남북 화해선언" 이전에도 농업부문은 관.민.종교계 할 것 없이 간헐적으로 북한을 도와 왔다.

그러나 이제 농업지원은 실천적으로 그 확대 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앞으로는 지금까지의 "구호" 차원 또는 북쪽의 장래를 도외시한 지원 자세를 지양해야 한다.

즉 먼훗날의 "통일"까지를 내다보며 한민족 공동체 선상에서 상호 필요를 충족하는 "역할분담"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하겠다.

북한의 농토구성은 밭이 60%고 논이 40%다.

남한의 농토구성과 반대다.

북한은 옥수수가 주곡이며 또 잡곡 생산이 많다.

김일성은 다비작물(多肥作物) 옥수수 생산위주였다.

그러나 김정일은 다르다.

단위 수확이 많고 비료가 적게 먹히는 감자 생산위주로 바꾸었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 성사때 지원한 비료 20만t은 지난 1999년도 전체 소비량 12만6천t을 웃도는 분량이었다.

8.15 해방 직후 미군이 진주했을 때 그들의 "남한 농업정책"을 회상해 보라.

질소질 화학비료가 전 농토에 마구 뿌려졌다.

금세 수확량이 올라가서 농민들은 금비(金肥)에 중독됐다.

일본 제국주의시대에 비해 비료가격이 헐했다.

오늘날 남한 농업은 과연 "비료없는 유기질 농업"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처음 농약이 나왔을 때는 다들 "신약(神藥)인줄 알았다.

지금 남한 농업에서 농약없이 농사 지을 수 있겠는가.

화학비료는 전국의 농토를 신성화시켰다.

농약은 인간을 독성화시켜 버렸다.

뒤늦게나마 사람에게 유익한 유기농법을 강조한들 잘 먹혀들지 않는다.

농업은 가뜩이나 채산성이 없는데 어찌 강요할 수 있으랴.

북한 농업은 밭 작물이 잘되어 남한에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

남쪽은 필요 곡물의 95%를 외국에서 수입하는 실정이다.

그런 북한을 "우선 좋다"는 식으로 비료나 농약을 마구 지원해서 되겠는가.

어떤 사람들은 "북한에 대한 쌀 지원을 확대하라"고 한다.

옥수수 감자 등 잡곡 위주로 살아온 저들의 식이법은 흰쌀 위주의 남한 우리네보다 훨씬 "건강식"이다.

북한 경제는 지난 90년 이래 줄곧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 99년에는 무려 10.1%나 성장했다.

북한 농업도 서서히 자본주의 생산방식으로 전환시키는 것이 바른 길일 것이다.

과학농.수출농 위주로 지원할 일이다.

결과적으로 북한 농촌은 "친환경 농업"이 되게 해야 한다.

저들은 토지와 노동을 대고, 남한은 계약재배 또는 자본과 기술을 대 남북한이 함께 발전하는 길을 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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