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극장(1천9백24석)이 21일 문을 닫았다.

대형 단일극장대신 소형 복합상영관화라는 추세에 따라 9개의 중 소극장을 갖춘 멀티플렉스(6관이상에 편의 오락시설을 갖춘 극장)로 바뀐다는 소식이다.

지난해 국도극장이 없어진데 이어 대한극장까지 사라짐으로써 1천석이상의 대형극장은 피카디리(1천9석)만 남았다.

대형극장 퇴조에 따라 "벤허""아라비아의 로렌스""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등 웅장한 화면의 70mm 영화도 다시 보기 어렵게 됐다.

국내에 복합관이 나타난 것은 1980년대말.

94년 14벌로 묶였던 프린트 벌수제한이 폐지되면서 여러 극장의 동시상영이 가능해져 개봉관과 재개봉관의 구분이 없어지자 한 건물에 2개이상의 극장이 들어서는 복합상영관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97년 서울시네마타운이 기존의 3관을 7관으로 늘리면서 일어난 멀티플렉스붐은 IMF체제로 주춤했다가 98년 제일제당이 서울 구의동에 세운 CGV강변11(11관)을 계기로 다시 살아났다.

이후 제일제당이 인천과 분당 부산등에 8~14개 상영관을 갖춘 멀티플렉스를 잇따라 열었고 최근엔 동양그룹이 강남구 삼성동 아시아 유럽정상회의(ASEM)빌딩에 동양 최대규모라는 메가박스 시네플렉스(17관)를 개관했다.

이런 체인이 아니더라도 이제 단일 대형극장은 찾아보기 어렵다.

씨네월드 아카데미 롯데월드 MMC 키노등 근래에 생긴 곳은 물론 중앙시네마 명보프라자 허리우드등 중.장년층의 추억어린 옛극장들도 모두 3~5개의 복합관으로 변했다.

멀티플렉스의 특징은 한곳에서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골라 볼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외식과 쇼핑 오락까지 즐길수 있다는 것이다.

좌석을 넓고 스타디움식으로 만드는 등 관객편의를 중시한 고급화도 중요한 요소다.

대한극장도 내년에 재개관하면서 장애인석을 따로 만들고 관객이 직접 자리를 고르도록 하겠다 한다.

그러나 극장이 아무리 좋아도 상영할 우리영화가 좋지 않으면 소용없다.

오히려 최첨단시설을 외국영화에 몽땅 내주는 사태도 배제하기 어렵다.

대형극장을 대체하는 복합관 증가가 한국영화 중흥의 인프라가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