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수 < 대한전기협회 상근부회장 >

4월10일은 "전기의 날"이자 민간 점등 1백주년을 맞는 날이다.

이 날은 지금으로부터 1백년전인 1900년(광무 4년) 4월10일 서울 종로 거리에 "문명의 빛" 전기가 처음으로 켜진 날이다.

우리나라의 전기사업은 1898년 1월26일 고종이 왕실 기업으로 "한성전기회사"를 설립, 한성오서구내의 전기로차 전기등 전화통을 가설한데서 시작됐다.

한성전기회사는 그해 9월 서대문~홍릉간 궤도를 부설했다.

이어 전선로 가설과 동대문에 75kW 용량의 발전소를 건설한 뒤 객차 8대와 국왕전용 전차 1대를 조립해 동대문~신문로구간 상업운전에 들어갔다.

1900년 4월9일부터는 낮에만 운행하던 전차를 밤 10시까지 연장 운행했다.

이에 대응, 같은해 4월10일 종로 사거리에 있는 정류장과 매표소 조명을 겸한 가로등 세개를 점등했다.

이게 바로 우리나라 민간 전등 점화의 효시다.

그후 전력사업을 지속적으로 전개, 1945년 해방 당시 전국의 발전설비는 수.화력을 합하여 1백72만3천kW에 달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남한의 발전설비는 19만9천kW로 전체 발전설비의 11.5%에 불과했다.

그래서 남한은 북한으로부터 총 수요전력의 60%를 받아 썼다.

그러다 1948년 5월14일 북한은 일방적으로 전기를 끊어 버려 남한전역은 극심한 전력난을 겪게 됐다.

이같은 전력난은 십수년간 지속됐다.

1961년까지 남한의 발전설비는 36만7천kW에 불과했다.

정부와 한전은 그동안 여섯차례에 걸친 "전원개발 5개년 사업"을 실시, 1999년말 현재 4천6백97만8천kW의 발전설비를 확보했다.

1961년에 비하면 1백28배나 신장했다.

그동안 전력기술의 자립기반 확보를 꾸준히 추진한 결과 1999년말 원자력발전소 이용률은 15기 평균 93%를 달성했다.

이로써 세계 8위 원전국으로 발돋움하며 에너지 자립기반을 구축했다.

또 한국표준형원전 울진 4호기가 상업운전에 들어가 이를 모델로 한 북한원전(KEDO)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

전기는 20세기 최대의 과학적 성과다.

현대의 첨단산업을 발전시킨 원동력으로서 인류의 삶을 더욱 쾌적하고 건강하게 변화시킨 최고의 업적이다.

새 천년은 새로운 가치와 창의적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다.

지식과 정보가 핵심 생산요소로 등장했다.

이제 국경 없는 무한경쟁은 불가피한 우리모두의 시대적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전력산업 구조개혁도 바로 그러한 생존전략 차원에서 시작된 것이다.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시대적 요구다.

우리는 물이나 공기처럼 인간에게 필요 불가결하면서도 그 중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전기의 존재도 그렇게 되고 말았다.

전기를 아끼고 잘 활용하면 우리에게 무한한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다.

그러나 소홀히 하고 낭비한다면 국가경제에 미치는 파장은 엄청날 것이며 국가재정에도 큰 손실을 가져 올 것이다.

모든 산업의 원동력인 "전기"가 효율적이고 합리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국민 모두가 인식을 새롭게 해야 한다.

에너지 절약이 절실한 이때 정부는 이를 뒷받침할 정책적 배려가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