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성 < 파이언소프트 사장 ssiee@pionsoft.com >

지난 주 20여개의 벤처기업이 모여 "아이들과 미래"라는 공익법인을
출범시켰다.

"아이들과 미래"는 벤처기업들이 공동으로 출연한 3백억원의 기금을 바탕
으로 결식아동 및 소년소녀가장 등을 돕는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메디슨과 비트컴퓨터가 각각 공익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이제는 한국종합
기술금융(KTB) 다음커뮤니케이션 버추얼텍 미래텔 파이언소프트 등 수십개의
벤처기업들이 함께 모여 기업이익의 사회환원을 위한 일에 발벗고 나선
것이다.

작년 하반기 이후 일부 벤처기업과 그 경영자들이 코스닥을 통해 단기간에
큰 이익을 실현한 것을 두고 사회적으로 여러 가지 논란이 일어났었다.

대표적인 논란거리 중에는 "코스닥 바람을 타고 기업의 실제가치보다
더 높은 주가를 형성하여 돈벼락을 맞았다" "흘러 넘치는 돈을 주체하지
못해 룸살롱을 드나들거나 외제차를 사는 등 흥청망청 쓰고 있다" 등과 같은
것들이었다.

단기간에 큰 이익을 실현한 것을 두고 사회적으로 질시와 비판들이 쏟아졌던
것이다.

기존의 제조업이나 유통업 경영자들 입장에서는 직원이 수십 명밖에 되지
않는 벤처기업들의 주식발행 총액이 수조원을 돌파한다는 일을 상상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전통적인 기업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이라는 전세계적인 범위의 네트웍은 이미 모든 경제활동
주체들의 위상과 행동양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나가고 있다.

산업활동과 기업경영의 패러다임이 변화되는 상황 속에서는 기업의 생존법칙
도 바뀌게 마련이다.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결코 장기적인 생존을 보장받지
못할 것이다.

벤처기업은 다른 어떤 기업보다도 이러한 변화를 먼저 파악하고 앞서 행동한
기업들이다.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탄생되는 성공의 단초들을 예민하게 포착하고,
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치루고 있는 기업들이다.

더 나아가 새로운 산업의 지도를 자기의 힘으로 만들어내고 있는 기업들
이다.

따라서 이들이 투자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인터넷 바람을 타고 국내의 벤처기업들이
한꺼번에 큰 혜택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벤처기업 경영자들 역시 이러한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벤처기업 경영자들은 기존 대기업 경영자들보다 훨씬 건전한
경영 마인드를 갖고 있어서 함께 고생하는 직원들에게 많은 주식을 나누어
준다든지 기업이익을 조기에 사회에 환원한다든지 하는 일에 적극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

지난 주 "아이들과 미래"에 다수의 벤처기업들이 참여한 일은 사회 일반의
우려와는 달리 벤처기업들이 한국사회의 미래를 이끌어가기에 부족함이 없는
모습을 갖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 사례라 생각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