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는 뉴밀레니엄 첫해의 나라살림 규모가 국회 본회의에서 확정된게
중요한 뉴스였다고 할 수 있다.

규모는 일반회계와 재정투융자특별회계를 포함해서 총 92조6천5백76억원.

정부가 낸 예산안보다 2천6백24억원 줄어든 액수다.

새 해 맞이를 열흘 정도 앞둔 이번 주초부터 재계는 인사와 구조조정을
마무리하는데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LG와 SK등이 이미 인사를 발표했다.

관심은 현대와 삼성이다.

최근 1-2년간 큰 인사를 하지 않은데다 올해 경영실적이 개선돼 대규모
승진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간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계열사 수도 감소, 그에 따른 인원 재배치가
불가피하다.

눈여겨 볼 대목은 젊은 층의 발탁이다.

스톡옵션(주식매입권리)이 확돼되는등 성과에 따라 대우가 달라지는 풍토
속에서 유능한 젊은 피들이 경영일선에 대거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재계는 21일 김대중 대통령이 주재하는 오찬간담회에 주목하고 있다.

IMF사태 이후 자의반 타의반으로 처절한 구조조정을 끝내 가는 기업들을
격려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초대 받은 사람은 45개 그룹 회장.

주력회사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나 법정관리에 들어가 있는 그룹
대표들은 제외됐다.

김 대통령은 구조조정을 하느라 애쓴 기업들을 격려하면서 내년에는
시장에서 좋은 기업으로 평가받도록 노력해달라는 당부를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 삼성 LG SK등 4대 재벌은 정부가 요구한 부채비율 2백% 축소를 사실상
달성했다.

부채비율 축소는 적잖은 부작용을 낳기도 했지만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불가피한 숙제였다.

대우는 워크아웃중이어서 예외다.

대우자동차 매각은여전히 재계의 핫이슈다.

정부는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과 오호근 기업구조조정위원장을 앞세워
GM과의 조속한 수의계약을 원하는 듯한 의중을 비치고 있다.

그러나 현대가 대우 폴란드공장 인수의사를 밝히면서 GM에 매각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 매각전은 새로운 양상으로 바뀌고 있다.

매각 방법은 채권단이 결정한다.

대우자동차채권단 대표인 산업은행은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은행 실무자들은 공개경쟁입찰이 낫다는 얘기만을 던지고 있다.

어느 기업에 어떤 식으로 매각할 것인지가 연말 재계를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대우 해외채권단 문제는 막다른 골목에 서 있다.

해외채권단은 23일께 정부가 제시한 채무상환계획에 대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문제가 되고 있는 대우 해외 빚을 18-65%로 할인해서 사 줄수 있다는게
정부 생각이다.

정부가 제시한 할인율(상환율)을 해외채권단이 어느 정도 높여 달라고 할지
아니면 할인율 산정방식을 바꿔 달라고 요청할지 주말께면 윤곽이 나온다.

지난 주 중반부터 폭락세를 보인 코스닥 시장은 20일 발표될 정부의 시장
건전화대책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코스닥종합지수는 지난 14일 2백73.32로 치솟은 후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54.20포인트 떨어졌다.

코스닥 시장에 관한 정부 관계자들의 언급이 정교하지 못했다는 투자자들의
불만이 팽배해 있다.

"코스닥시장 안정대책을 내놓겠다"(이기호 청와대경제수석)는 식으로 시장의
과열 여부를 정부 관계자들이 판정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는
것이다.

불공정거래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거나 실속없는 기업들의 등록을 견제할수
있도록 등록요건을 정비하는 것은 정부의 기본 역할이다.

코스닥 건전화대책도 시장, 즉 지수를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려는 내용을
담기 보다는 투자자들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주변 여건 정비에 무게 중심을
둬야 할 것 같다.

< 고광철기자 gwang@ked.co.kr >

[[ 체크포인트 ]]

<>20일 - 코스닥시장 건전화대책 발표
- SK텔레콤 신세기통신 인수 발표

<>21일 - 김대중 대통령 초청 재계 오찬 간담회
- 중.EU WTO가입 정상회담
- 미 FRB회의

<>23일 - 대우 해외채권단 채무 상환계획에 대한 입장 표명

<>주중 - 현대 삼성 등 주요그룹 인사
- 제일은행 매각 본계약 체결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