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경 ''닥터쌀벌레'' .. 안용찬 사장

"벌레는 돈이다"

한국에서 살충제 시장규모는 연간 1천2백억원대에 달하고 있다.

바퀴벌레약에서 좀벌레약까지 대부분의 해충약들은 이미 시장에 나와 있다.

하지만 주부들이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불편함을 느껴왔던 쌀벌레를 없애는
상품을 개발한 업체는 없었다.

이같은 사실에 착안한 애경은 작년 3월 최초의 쌀벌레 박멸 상품
"닥터쌀벌레"를 시장에 내놓았다.

닥터쌀벌레는 "벌레가 곧 돈"이라는 역발상적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상품이다.

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애경은 살충제시장의 "숨어있는 틈새"를 찾아냈다.

이미 많은 업체들이 싸움을 벌이고 있는 파리 바퀴벌레 살충제 시장보다는
타업체들이 아직 눈길을 주지않은 신종시장을 파고든 것이다.

수확은 컸다.

첫선을 보인후 불과 1년여만에 누적매출액이 2백억원에 달하는 기대이상의
성과를 올린 것이다.

닥터쌀벌레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소비자들에게 "인체에 안전한 상품"
임을 인식시켰기 때문이다.

이 제품은 사람이 먹어도 해가 없는 1백% 천연 식물성분을 원료로 해
만들어졌다.

겨자나 와사비를 원료로 썼기 때문에 인체에는 무해하고 쌀벌레만 골라
죽이는 특성이 있다.

성공적인 마케팅전략 역시 성공의 비결이었다.

닥터쌀벌레의 마케팅전략은 소비자의"필요"를 바탕으로 수립됐다.

애경은 잠재된 소비자의 필요를 파악키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를 통해 응답자중 85%의 가정주부들이 쌀벌레 때문에 피해를
봤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본격적인 제품출시 직전에는 소비자들이 이 제품을 얼마만큼 필요로
하는가를 나타내는 제품필요성 조사를 실시했다.

결과는 5점만점에 4.2점이라는 높은 점수였다.

본격적으로 상품을 출시한후에는 유통채널을 다양화하는 전략에 중점을
뒀다.

전국 1천5백여개의 쌀집 가맹점에 상품을 선보이고 여러지역 약국에 상품을
내놓는 등 유통채널 확보를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했다.

가격책정은 소비자가격 수용도 조사를 통해서 이뤄졌다.

시장개척자에 의한 일방적 가격책정을 지양했으며 소비자 설문을 통한
적정 수용성을 실현키 위해 노력했다는 것이 애경측의 설명이다.

또 상품을 3,6,12개월용으로 나눠 판매함으로써 소비자들의 각기 다른
구매욕구를 충족시켰다.

또 애경은 다양한 판매마케팅 전략을 사용했다.

쌀벌레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소비자들에게 쌀벌레의 해로움을
알렸다.

이외에도 TV광고 신문광고 구매시점광고 직접우편광고 등을 활용했다.

특히 쌀유통업체 쌀통업체와 같은 관련업체들과 협력마케팅을 통해 상품을
파는데 주력했다.

애경 관계자는 "오는 2001년까지 쌀벌레살충제 시장이 연간 3백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이 커지는 만큼 경쟁업체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미 LG생활건강 옥시등 후발업체들이 비슷한 제품을 내놓고 닥터쌀벌레의
아성에 도전장을 냈다.

또 시장전망이 밝은 점을 감안한 다른 생활용품업체들도 쌀벌레잡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따라서 쌀벌레퇴치제는 생활용품시장의 최고 유망상품중
하나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애경은 닥터쌀벌레가 국내 최초의 쌀벌레 박멸 전문제품이라는
장점을 활용, 선도브랜드로서의 자존심을 지켜 나간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와함께 한국과 식생활문화가 비슷한 일본과 동남아에도 쌀벌레퇴치제의
잠재수요가 클 것으로 보고 해외판로개척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 최인한 기자 janu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