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일찍 했더라면 좋았을 것을."하는 후회를 한번쯤 안해본 사람은
없을 것 같다.

"그때 좀더 열심히 공부했더라면"이라는 개인적인 것에서 부터 좀더
일찍 경영혁신과 구조조정을 실시했더라면, 좀더 일찍 금융개혁에
나섰더라면, 좀더 일찍 부패를 근절시켰더라면 등등에 이르기까지 그 주제는
참으로 많다.

기업 경쟁력의 핵심은 환경변화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다.

굳이 정보화 시대의 도래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의사결정의 지연으로
인해 오는 파급효과는 지금도 실감할 수 있다.

작년 초에 대부분의 경제연구소에서 경제서장률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을
하면서 연착륙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에 주목했다.

그때 거품이 걷히고 저성장으로 접어들 것이라는 것을 감지하고 이에
대비한 적절한 조치가 따랐어야 했다.

그러나 이를 게을리한 결과 오늘날과 같은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

게다가 소를 잃고서도 외양간을 고칠 길이 막막한 것이 이를 더욱
어렵게 하는 현실이다.

최근 어려워진 회사를 희생시키기 위해 "노사화합"과 "임금동결"을
결의하는 회사가 부쩍 많이 눈에 띈다.

예년 같았으면 임금협상으로 각 사업장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았을
때이다.

회사가 어려운데서는 노사가 따로 없다는 사실을 실감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왜 좀더 일찍 서로 화합하지 못했을까"하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오래 전부터 동전의 양면과 같이 공동운명체로 맺어진 노사가 서로의
목소리를 조금씩 줄이고 공동의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했더라면 지금의
상황은 많이 달라졌을 것이기 대문이다.

곧 가정의 달 5월이다.

그런데 5월이 근로자의 날로 시작된다고 하는 사실을 무심코 넘기기에는
우리경제가 너무 절실하다.

"가정의 달"5월에는 이미 노사 할 것 없이 공동의 목표가 된
"경제살리기"를 위해 희생과 이해를 바탕으로 한 화목한 산업현장을 만들어
보자.

그리고 다시는 뒤늦은 후회로 아까운 시간을 보내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