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보물대감보다는 어림도 없지? 그건 정말 값나가는 보물인데 우리
닥터가 날더러 폐업하랜다.

폐업해도 괜찮을까? 청춘은 금방 도망친다는데 말이야"

그는 다이아몬드 귀고리를 귀에 걸어보며 그와 대화를 한다.

그는 물건들하고 대화를 가끔 하며 비싼것 하고는 사뭇 고급의 인간을
상대하듯 크게 웃으며 떠들 때가 있다.

그는 그처럼 물질적인 놈이다.

그는 지금 아주 우울하다.

에이즈에 걸려 죽지 않으려면 이 스릴만점의 직업, 즉 그는 가끔
아르바이트라고 생각하는 이 콜보이의 생활을 그만두어야 하는 것이다.

닥터 공은 자기에게 비난하는 투로 말하지 않았는가? 아니, 가장 연민을
가지고 "죽지 않으려거든 그런 생활을 집어치워요"했다.

맞는 말씀이다.

그러니 오늘은 백옥자 대신으로 새로 만나는 박여사를 만나, 고향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당신을 만날 수 없다고 선언을 하리라, 결심을 하고
나왔던 것이다.

병원문을 나설때 그렇게 결심했었다.

그녀는 짜고 정말 백옥자여사에 비하면 자린고비에다가 요구가 심하다.

반쯤 이십대의 남자를 까무러치게 한다.

그것은 거의 괴롭힌다고 할 정도다.

기어코 본전을 뽑고야 헤어지는 여자였다.

장소는 안 가르쳐주었지만 무슨 불고기인가, 갈빈가, 징기스칸을 하는
음식점 사장인데, 팁도 형편없고 매너도 없다.

부끄러워할 줄도 모르고 일단 호텔에 들어가면 세시간 네시간 주리를
튼다.

그는 지금도 그녀를 생각하면 구역질이 난다.

"이봐요, 사장님. 금요일이면 최고로 매상 올리는 날이 아니에요?
안 가시겠어요? 저는 침대에는 두시간 이상 안 있어요.

사장님은 정말 힘이 들다 이 말씀이어유"

그는 그녀와 세번짼데, 두번 다 화대를 아주 조금 받았다.

그는 황태자같이 자기를 위해 바치고, 몸보다는 마음으로 사랑을
고백하지 않는 여자에게는 절대로 서비스를 안 한다.

"이봐요, 사장님. 사장님같이 짜서 인천항의 돛배 날리면 젊은 총각
어디 한번 호강하고 기분 내보겄시유?"

그녀는 양미간을 찌푸리며 같이 으름장을 놓는다.

"이봐요, 미스터 림. 당신은 왜 그렇게 젊은이 같지 않고 50대의 아저씨
같이 겉은 이글이글하게 생겨 갖고 힘을 못 써요? 지구력이 없어"

"좋습니다. 우리 고향도 비슷한것 같은데유. 좀 순정적으로 놉시다.

돈 오십만원 받고 누가 이런 데이트 한답디까? 이 림대감은요, 적어도
압구정동의 왕자라 그 말씀입니다.

탤런트들, 인물 잘 난 놈, 그거 왜 잘 나가는 줄 아요? 인물이 썩 잘
빠졌으면 화대도 만만치 않은 것이요.

사장님, 참, 여기 이 동네의 물값이 바로 을만지나 아십니까요?"

"이봐. 재미는 나만 보나, 자네도 보지. 난 시상 나서 최고로 비싼
외도하고 있는디. 복채, 나는 이것 눈 나오는 돈이야. 우리집 하루 이득금
다 갖다 바치는 거유"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