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12월초 신촌의 한식전문음식점인 한일옥에서 남성의 교가가 울려
나오고 있었다.

고11회의 동창회가 무르익어 가고 있었던 것이다.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고 한참 분위기가 무르익었을때 한 조그만 친구가
벌떡 일어나 마이크를 잡고 "자! 조용히들 하시오. 내가 오늘은 꼭 할
얘기가 있소!" 하자, 좌중은 잠시 조용해 졌다.

"우리가 그동안 학교를 졸업하고 이곳 서울에서 각자 맡은 직분에 열심을
다하는 자랑스런친구들이 모였는데 특별히 우리가 이친구를 위해서 뜻있는
일을 해야겠소! 다름이 아니라 고등학교때부터 오로지 외길을 고집하여
외로운 길을 묵묵히 걸어온 서울시립가무단 이의일단장을 위해서 후원회를
조직합시다"라는 말이 떨어지자 여기 저기서 "대찬성이다"라는 말과 함께
큰호응을 보여줬다.

이렇게 해서 탄생된 모임이 "뮤지컬을 사랑하는 모임"이다.

처음 발의를 한 친구가 "뮤직컬을 사랑하는 모임" 초대회장으로 자연스럽게
추대됐다.

총동창회장인 최순기(부섬 TDM주식회사 사장)가 바로 그다.

무역에 관한 일로 바이어를 만나고 공장에 나가 직원들을 독려하면서도
친구들의 일이라면 어김없이 모습을 나타내는 아주 부지런한 친구다.

"뮤지컬을 사랑하는 모임"도 진전이 빨라서 시상계를 만들어 작년(94년)
12월30일 11시 서울시립가무단 연습실에서 제1회 뮤직컬 연기상 시상식을
가졌다.

94년 한해동안 서울시립가무단원으로서 러시아 록뮤지컬 "유논과 아보스"
어린이 뮤지컬 "인어공주" "황금신화2001" 정도600주년 기념뮤지컬 "서울
사람들"에 출연하여 우수한 연기력을 보여줬고 타의 모범이된 곽은태(남)와
방주란(여)에게 크리스탈로 제작된 예쁜 트로피와 상금을, 탤런트 김성원과
가무단원 홍윤희에게도 특별상으로 트로피와 상금을 주고 그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이로서 시민의 정서함양과 꿈과 낭만을 주고 세속의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기쁨과 즐거움을 안겨주는 일로 뒤에서 묵묵히 활동하던 외로운 가무단원
에게 큰위로를 주었다.

그 행사는 한국 뮤지컬 역사상 처음 가지는 뮤지컬시상식이었기에 자못
의의가 크다고 할수 있다.

갑자기 출발하여 짧은 준비기간을 가진 모임이지만 참으로 뜻있고 유익한
모임이라 할수 있겠다.

이날 참석한 회원은 최순기 회장을 비롯하여 서금환(국립인천해사고등학교
교사), 우정철(한일은행무교지점장), 유효일(개인사업), 이국휘(중소기업
은행돈암동지점장), 이용환(개인사업), 이정욱(성북경찰서장), 이해룡
(재경남성동창회장), 정길원(고려합성부사장), 한동식(개인사업)등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