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영배 < 현대경제사회연구원 선임연구원 >

[[[ 환경설비 산업 ]]]

각종 국제환경협약의 체결, 주요 선진국들의 환경관련 규제 강화등 환경에
대한 관심이 고조됨에 따라 국내외 환경설비시장은 급속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대기및 수질정화,소각장비등 공해방지설비로 정의되는 우리나라의 환경
설비시장규모는 94년 약20억달러정도로 추산되고 있고 향후에도 연간 20%를
상회하는 높은 신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그런데 국내환경설비기술은 초보단계에 머물고 있다.

폐수처리설비와 집진기등 중저급 설비기술은 선진국에 비해 65~85%가량
근접해 있다.

그러나 앞으로 국내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탈황.탈질설비, 소각로
설비, 고도 수처리설비등 고급 설비기술은 10~20%수준에 불과하다.

이처럼 환경기술이 낙후되어 있으므로 국내환경설비산업은 기자재나 기술의
대외의존도가 매우 높다.

작년에 환경설비.기술수입액은 약5억달러를 기록했다.

이중 대기와 수질분야는 대일수입 의존도가 40~50%나 되고 있다.

반면 집진기와 폐수처리설비등 단순설비위주로 되어있는 수출은 92년 현재
3,000만달러에 그치고 있다.

이처럼 국내설비환경산업은 일본등 선진국에 비해 기술수준이나 경쟁력이
상당히 열세에 있기 때문에 엔고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 반사이익을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보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환경설비 분야별로
경쟁력 강화방안을 마련해 일본과의 격차를 줄여 나가는 것이다.

우선 중급환경설비의 경우 이미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므로
수출확대에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특히 이 분야의 환경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중국과 동남아 수출시장을
겨냥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이 지역에 대한 수출은 집진기와 폐수처리설비 중심이었으나
앞으로는 시장규모가 크고 일본과의 경쟁이 가능한 중급하수처리설비,
간이 탈황설비등을 중심으로 수출을 확대하면서 이들 분야의 생산능력과
기술을 키워야 할 것이다.

한편 일본에 비해 경쟁력과 생산기반이 매우 취약한 고급환경설비의 경우
최근 활발해지고 있는 선진 외국업체들의 국내시장공략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들 분야에서는 환경설비만을 전문적으로 제작, 시공하는 전문 업체가
절대 부족하고 대형환경설비공사시 건설업체가 공사를 주도하고 전문업체는
하청업체로 참여함으로써 기술축적및 전문업체육성에 저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전문업체가 공사를 주도적으로 수행할수 있도록 정부입찰제도가
분리발주나 공동도급을 의무화하는 형태로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들 전문업체가 고급환경설비에 대한 핵심생산기술을 조기에 습득
하기 위한 합작투자나 기술도입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밖에 수입의존도가 높은 환경설비용 핵심부품과 기자재들의 조기 국산화
를 위한 정부지원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환경오염방지기금등 공공 투자재원을 최대한 동원하고
한정된 투자재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도록 산.학.연 공동 개발을 유도해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