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기 <고대 국제대학원장>

최근 무역협회발표에 따르면 올해의 무역적자폭은 계속 확대되고 있으나
총수입의 80%이상이 원자재,자본재인데다 첨단제품및 중화학제품의 수출
비중이 총수출의 68%를 차지하고있어 산업구조조정이 착실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고있다.

올해 주요국의 수출증가율은 중국 25.0% 말레이시아 20.0% 태국19.5%
싱가포르 18.0% 인도14.5% 한국11.3% 대만5.0%로 예측되고 있다.

수입증가율 예상치는 말레이시아 22.0% 인도16.9% 중국15.0% 한국14.1%
로 한국의 수출입증가율은 각각 10%를 상회할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한국의 무역이 직면하고있는 다음 3가지 문제점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한국무역의 확대균형은 실현되기 어려울것이다.

첫째 대선진국 수출증가율이 현저하게 둔화되고있어 이의 시정이
시급한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90년의 대미수출액은 193억6,000만달러에 달했으나 93년엔 181억3,600만
달러로 줄어들었는데 올해의 대미수출액도 전년대비 크게 늘어날것 같지
않다.

대미수출이 전체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90년의 29.8%에서 93년엔
22.1%로 떨어졌는데 금년에는 더 감소될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상품의 미국시장점유율추이를 살펴보면 88년의4.6%에서 93년엔
2.9%로 뚝 떨어졌는데 금년에도 이정도수준에 머무를 전망이다.

대EU수출도 대미수출추이와 비슷하다.

대EU수출시장규모는 연간 6,000억달러로서 전세계 수입비중에서 EU가
차지하는 비중은 45%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

그러나 한국상품의 대EU수출추이를 보면 91년 97억2,800만달러 92년
92억3,300만달러 93년 94억1,500만달러로 대EU수출증가율은 91년의
10%가 92년엔 마이너스5% 93년엔 2%증가로 나타나 상대적으로는
감소추세를 보이고있다.

엔고의 덕택으로 철강 전자제품등 일부제품의 대일수출은 늘고 있으나
원자재 기계설비의 수입증대로 대일무역적자폭은 더욱더 늘어날
전망이다.

따라서 대선진국수출을 늘려나가야 한다는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둘째 원화절상압력증대로 수출감소가 우려되고 있다.

올해 무역적자가 60억~70억달러로 예상되고있어 업계에서는 1달러당
810~820원정도로 원화가 절하되어야 수출증대를 통한 무역수지개선이
이루어진다고 보고있으나 현실적으로 원화환율은 금년 연말엔 790원
이하로 절상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수출채산성은 더욱 나빠질수 밖에 없는데 설상가상으로
외국인주식투자한도액확대,채권시장의 간접개방등 자본시장의 개방확대
조치에 따라 외국자본유입은 계속 늘어나 자본수지흑자폭확대로 원화의
절상압력은 더욱 거세질 것이다.

금년연말까지 150억달러내외의 외국자본유입이 예상되고 있다하니
절상압력은 가중될 전망이다.

국내채권시장이 외국인에게 개방될경우 국내외 금리격차가 6~7%포인트
에 달해 상당규모의 해외자본유입을 유발할것인데 이렇게 되면 자본수지
흑자폭 확대로 원화절상은 가속화될것이다.

특히 지난8월이후 시설투자증대에 따라 자금수요가 늘어나서 회사채
수익률이 연13.9%까지 상승했는데 내년에도 연 14%내외의 고금리추세가
계속될 전망이어서 고금리에 따른 기업의 금융비용부담증대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정부당국은 수출경쟁력강화를 위해 자본시장개방에 따른
원화절상압력을 최대한으로 줄이기위해 외국인투자허용한도 12%를
15%로 상향조정하는 조치를 점진적으로 추진하면서 외환집중제와
자본유츌규제를 완화하여 원화절상압력을 해소하는 경제정책과 통화
금융정책을 펴나가야 한다.

수출보험기금을 20%까지 확대하면서 무역관련정보의 초고속화,무역업무
간소화 자동화를 조속히 실현하는 동시에 수출기업의 금리부담을 줄여
주어야 한다.

또 합법적인 해외노동력수입을 대폭 늘려야 한다.

셋째 중소기업의 수출증대노력을 강화시켜야 한다.

중소기업은 자금력 인력 판매력 기술력등에 있어 대기업보다 불리한
만큼 정부당국은 중소기업의 수출증대노력을 도와주는 시책을 펴야한다.

먼저 각종 정부규제를 완화하여 수출업무처리를 간소화하고 수출상품의
제조공장건설허가업무의 간소화,수출관련행정업무의 간소화와 신속화를
조속한 시일내에 실현해야 한다.

또 수출상품을 납품받는 모기업인 대기업이절상된 환차손을 중소
하청업체에 전가하기 위해 지나치게 가격을 깎고 납품을 강요하는
횡포를 막아주는 조치가 필요하다.

다음으로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외국인 노동자가 고용계약을 어기고
타기업으로 전직하는 경우 대만처럼 강제 송환이나 추방을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한편 중소기업스스로도 자구책이 필요하다.

먼저 100% 내수시장의존이 안좋은것처럼 100% 수출시장의존도 안좋은
만큼 내수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어야 수출시장에서도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국내경쟁력제고에도 노력할 필요가 있다.

또 수출물량전량을 100%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수출에만 의존하는
방식을 지양하고 자체고유브랜드를 개발하여 수출하는 전략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편 수출기업도 원화절상압력과 고금리부담을 극복하기 위해 기술개발
투자,디자인개선,신소재개발,신제품개발,OEM탈퇴와 자체고유브랜드수출
비중증대,신마케팅능력개발등을 서둘러야 한다.

일본은 엔화의 100%절상에도 불구하고 1,200억달러의 경상수지흑자를
기록한 것을 볼때 원화절하로 수출증대를 도모하는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지적해 주고있다.

그리고 수출산업은 모토로라와 도시바가 제휴한것과 같은 "전략적
제휴"를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

뿐만 아니라 생산거점의 해외이전과 현지간부의 현지인화 선물옵션,
스와프등 선진금융기법을 도입하여 환리스크를 극소화시켜 나가야한다.

무릇 한나라의 수출상품은 그 나라의 기술력 제조력 상품력을 나타내는
종합작품이라고 볼수있다.

따라서 국력의 총이이기도 한 우리나라의 무역을 축소균형대신 확대균형
으로 이끌어 나가기위해 정부,수출기업및 국민모두가 합심협력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