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농부가 나이트클럽 종업원들의 푸대접에 앙심을 품고 나이트
클럽 무대에 휘발유를 끼얹고 불을 질러 남녀손님등 23명이 사망
하거나 크게 다친 참사가 발생했다.
17일 하오 9시57분께 대구시 서구 비산4동 332-2 농춘빌딩 지하
1층 거성관나이트클럽(대표 양귀용.42)에서 김정수씨(30.농업.경북
금릉군 부항면 부산동 388)가 나이트클럽 무대위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러손님변동화씨(28.여.대구시 동구 방촌동 113의8)등 16명이
숨지고 김월생씨(37.여.달서구 두류3동 486의2)등 5명과 소방관 2명등
7명이 중화상을 입고 영남대의료원등에 분산 입원가료중이다.
화재당시 홀안에 있던 손님 1백50여명은 갑작스런 불에 놀라 서로
먼저 빠져나 가려고 좁은 출입구로 한꺼번에 몰려들었고 전기마저
끊겨 암흑천지가된 홀안에서 아수라장의 혼잡을 빚었으며 이과정에서
남녀손님 21여명이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채 화장실등지에서 질식해
쓰러졌다.
불은 순식간에 무대위 마루바닥과 천으로 된 무대가림막을 타고
천정과 무대앞 객석바닥에 번지면서 유독가스를 내뿜었고 정전까지
겹쳐 희생자가 많았다.
희생자들중에는 암흑속에서 출입구를 잘못 찾거나 엉겹결에 출입구
옆 화장실로 뛰어들어 갔다가 변을 당하기도 했다.
불이 나자 대구시내 4개소방서 소방관 1백여명과 소방차량 30여대가
긴급출동해 발화 10여분만에 불길을 잡았다.
경찰은 현장에서 불을 지른 김씨를 검거, 범행일체를 자백받고
18일중 현장검증을 거쳐 구속키로 했다.
김씨는 친구들과 함께 다른곳에서 술을 마시고 취한 상태에서
거성관 나이트클럽에 들어가려다 종업원들이 제지하자 격분, 거성관
맞은편 태양주유소에서 3천원을 주고 휘발유 4리터를 사서 플래스틱통에
담아 밤 9시55분께 나이트클럽 뒷문을 통해 잠입해 무대 오른쪽편에
휘발유를 끼얹고 라이터를 켜 불을 질렀다.
불은 휘발유가 뿌려진 5평가량의 무대 마루바닥에 금방 번지면서
무대 가림막을 타고 천정으로 번졌으며 천정에 설치된 조명등을
비롯한 각종 장식물이 객석으로 떨어지면서 무대앞 객석바닥으로
확산됐다.
당시 무대에서 혼자 올갠을 연주하고 있던 악사 남병일씨(38)에
따르면 김씨가 갑자기 무대위로 뛰어올라 바닥에 휘발유를 뿌리고
라이터를 켜 던졌다는 것.
김씨가 기름을 붓고 라이터를 켜 던지는 순간 갑자기 펑하며
불길이 치솟자 남씨는 장내마이크를 통해 불이 났다고 급히 알려
손님들을 대피토록 했다고 말했다.
이 나이트클럽 경리부 직원 양혜진씨(26.여)는 "클럽입구 사무실에
있던중 무대 천정에서 갑자기 불길이 치솟아 밖으로 뛰어 나오는 순간
홀내부는 갑자기 정전이되면서 "사람살리라"는 비명이 터져나오는 등
아비규환을 이뤘다"고 화재순간을 말했다.
<>현장
방화당시 1백20평 가량의 홀내부는 1백50여명의 남녀손님들이 3곳으로
나눠진 객석에 앉아 술을 마시거나 무대아래의 무도장에서 춤을 추고
있다가 불이나자 한꺼번에 출입구계단쪽으로 몰려들어 일대 수라장을
빚었다.
손님들은 서로 먼저 빠져나가려고 폭 3m가량의 계단에 밀어닥쳐 서로
넘어지고 밟히는등의 아비규환을 이루면서 21명이 유독가스에 질식,
미처 홀을 빠져 나오지 못했다.
특히 불길이 무대를 중심으로 홀 천정에 번지는 순간 전기마저 끊겨
버려 홀내부는 칠흑같이 어두워져 일부 손님들은 출입구가 어디에
있는지 조차 찾지못한채 허둥대면서 살려달라는 비명소리만이 터져
나오는등 아비규환을 이뤘다.
홀내부에는 당의 긴박한 상황을 말해주듯 손님들이 탈출당시 벗겨진
신발이나 핸드백등 소지품과 찢어진 옷가지가 어지럽게 널려 있었고
테이블과 탁자가 불타거나 그을린채 넘어져 있었다.
희생자들중 10여명은 출입구를 잘못 찾은듯 출입구 옆화장실에 쓰러져
있었는가 하면 일부는 무대오른쪽 객석과 출입구쪽에 쓰러진채 발견돼
탈출구를 찾기위해 온갖 몸부림을 치다 유독가스에 질식 쓰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진화및 구조
불이나자 대구시내 4개소방서 소방관 1백여명과 소방차 30여대가
동원돼 진화작업에 나서 10분만에 진화했으나 유독가스로 인해 진화
작업과 질식자 구조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화재직후 홀내부에 갇혀있던 질식자 21명은 소방관과 경찰에 의해
영남대의료원 등에 긴급 후송됐으나 이중 16명은 사망하고 5명은
중화상을 입고 치료중이다.
특히 이날 인명구조과정에서 중부소방서 소속 소방관 2명도 유독
가스에 질식 입원하기도 했다.
<>방화범거및 주변
김씨는 불을 지른뒤 달아나다 이건물 경비원 박생해씨(65)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거성관 입구에서 검거됐다.
김씨는 검거당시 머리카락이 불에 그을린채 술에 취해 있었으며
경찰에서 방화 사실을 순순히 털어 놓았다.
김씨는 경찰에서 종업원들이 점퍼차림인 자신의 옷차림을 보고
출입을 저지해 순간적으로 무시당한데 격분, 홧김에 인근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구입 나이트클럽 뒷문을 통해 들어가 무대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렀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이날 오전 대구에 내려와 저녁에 고향친구 2명을 만나 달서구
감삼동 금성막창구이에서 맥주 6병을 나눠 마신뒤 거성관부근에서
친구들과 헤어져 혼자서 2차로 거성관에 들어가려다 저지당하자
이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영농후계자인 김씨는 금릉에서 홀어머니(65)와 함께 논 7마지기를
붙이며 어렵게 살고있으나 비교적 착실한 편으로 지난해 10월 지모씨
(30)와 결혼했으나 한달여 만에 부인의 정신질환등으로 인해 이혼한뒤
세상을 비관해 왔다는 것.
<>수사및 대책
경찰은 김씨가 범행을 모두 자백함에 따라 18일중 현장검증을 거쳐
현주건조물 방화치사상혐의로 구속키로 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번 화재로 인한 재산피해는 무대 5평가량과
무대장식물,의자.탁자등 비품일부를 태워 2백여만원상당의 재산
피해를 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같이 재산피해가 적은데도 인명피해가 큰점을 중시,업주나
종업원및 건물주등을 대상으로 화재당시 업소대비상화,정전경위,내부
인화 물질사용여부등을 조사 위법사실이 드러나면 관계자들을 모두
구속키로 했다.
경찰은 특히 정전으로 인해 손님들이 출입구를 찾지못해 피해가 컸던
점을 중시 일부 종원들이 불이나자 전기로 인한 화재로 오인 전기
스윗치를 내린것이 아닌가 보고 이부분을 집중적으로 수사키로 했다.
대구시는 사고직후 정충검부시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사고대책본부를
서구청에 설치 사상자 보상및 치료등에 대한 대책마련에 착수했다.
<>거성관
시멘트콘크리트슬라브 7층건물중 지하 1층에 세들어 있는 거성관은
무도장규모가 3백94.28평방미터로 객석 1백53.75평방미터,공연장 34평방
미터,갱의실 34평방미터,조리장 32.4평방미터 등으로 꾸며져있다.
무도유흥업소인 거성관은 지난 88년 당초 만자로회관으로 허가를 받았다가
89년 현재의 상호로 명의가 변경됐는데 지난 9월8일 대표 양씨가 한국화재
해상보험에 11억5천만원의 화재보험을 든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