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와 이탈리아인들이 즐겨 먹는 것으로 알려진 '지중해식 식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리스와 이탈리아인들이 즐겨 먹는 것으로 알려진 '지중해식 식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중해식 식단'을 먹은 여성은 심장병과 치매 등에 걸릴 확률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5일(현지시간) 의학 학술지 '심장(Heart)'에 따르면 호주 시드니대 연구팀은 여성 72만여명의 심혈관 건강을 약 12.5년간 추적한 16개의 연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지중해식 식단'은 해산물과 견과류, 통곡류, 채소 등을 섭취하는 것으로, 그리스와 이탈리아인들이 즐겨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이어트에 가장 좋은 식단으로도 유명하다.

연구팀에 따르면 해당 식단을 엄격하게 따르는 여성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추적 기간 심혈관 질환에 걸리는 위험이 24%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어떤 원인으로든 사망할 확률은 23% 낮았다.

빅토리아 테일러 영국 심장재단 수석 영양사는 "지중해식 식단을 따르는 것이 심장에 좋다는 것은 오랫동안 알려져 왔다"면서도 "남성과 별도로 여성만 따로 볼 때도 그 이점이 그대로라는 연구 결과는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심장병은 종종 남성 문제로 간주하지만, 매년 영국에서 관상동맥 심장질환으로 숨지는 여성 수가 유방암 사망자보다 2배 이상 많다"며 "여성에 대한 이런 연구는 심장병의 성별 격차 축소와 여성 의료 개선에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성별이 무엇이든 지중해식 식단 같은 균형 잡힌 식단을 따르는 것을 포함한 건강한 생활 방식은 심장·순환기 질환 위험과 제2형 당뇨병, 비만, 고혈압, 고콜레스테롤 같은 위험 요소를 낮추는 데 도움 된다"고 설명했다.

지중해 식단은 실천하기도 쉽다는 게 테일러 영양사의 설명이다. 저지방 유제품과 올리브유 같은 불포화지방과 함께 과일, 야채, 콩, 통곡류, 생선, 견과류 등을 충분히 먹으면 된다. 단 가공육과 소금, 단 간식은 적게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별개로 영국 뉴캐슬대 연구팀이 의학 학술지 'BMC 메디신'(BMC Medicine)에 밝힌 연구에 따르면, 지중해식 식단을 잘 따르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치매에 걸릴 위험이 23%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영국인 50만명 이상의 건강 및 생활방식 데이터가 수록된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서, 6만여명을 대상으로 지중해식 식단 준수 점수와 치매 발병 사이의 관계를 평균 9.1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다.

연구팀은 "건강에 좋은 식물성 식품이 많은 섭취할 수 있는 지중해식 식단을 치매 위험을 줄이기 위한 미래 전략에 포함하는 것이 중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