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기사는 무관/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과 기사는 무관/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기저질환이 있는 아내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으라고 하고선 자신은 "난 건강하다"며 백신을 거부한 남편의 사연이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기혼여성 A 씨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평소 이런저런 알레르기가 심한 편이고 천식도 있다"면서 "남편이 예약했냐고 하길래 좀 신중하게 고민하겠다고 했더니 화를 내면서 무조건 맞으라고 하더라"라며 백신 예약을 했다고 털어놨다.

기저질환이 있는 A 씨는 백신 접종이 우려스러웠지만 남편은 "인터넷 기사 좀 작작 보라"며 "맞아도 아무 탈 없다"고 호언장담했다.

A 씨 지인이 아스트라제네카를 맞은 후 고열로 입원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에 A 씨는 남편이 걱정스러워 "백신 어떤 걸로 예약했느냐"고 물었다.

남편은 "난 건강해서 코로나 걸릴 일 없다"면서 예약도 안 했다고 실토했다. A 씨가 백신 예약을 취소할까 봐 자신 또한 예약한 척 거짓말한 것이다.

A 씨는 "심지어 남편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일을 한다. 난 전업주부라 거의 집에만 있는데 괜히 예약한 것 같다"며 "백신 맞는다고 코로나 안 걸린다는 보장도 없는데 꼭 맞아야 하느냐"고 조언을 구했다.

네티즌들은 "걱정은 되지만 모두를 위해서 맞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기저질환 때문이면 걱정이 될 텐데 고위험 환자들도 맞고 괜찮았다", "거부하는 건 이해가지만 A 씨 남편은 좀 틀렸다. A 씨 맞고 괜찮으면 자기도 맞으려고 한 것 아닌가", "남편 먼저 맞으면 A 씨도 맞는다고 하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백신 '예방접종' 꼭 맞아야 하나요?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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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올해 3분기 접종 계획의 핵심 그룹인 18∼49세 연령층의 사전예약이 진행하고 추석 연휴 전까지 전 국민 70% 이상에게 1차 접종을 마치겠다는 계획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질문에 "독감 백신을 포함한 모든 백신은 열감, 두통, 주사부위 통증 등 크고 작은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이상반응이 나타났다고 해서 백신의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고 전했다.

‘예방접종’이란 전염성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인체에 주사 또는 접종하는 것을 말한다. 코로나19 백신 또한 마찬가지다.

질병에 걸렸다가 회복되면 우리 몸에서는 항체를 형성하고, 이 ‘항체’들은 같은 병원체가 다시 침투하였을 때 신속히 대응하게 해 준다. 그러나 실제 질환을 겪는 상황에서는 여러 가지 합병증이나 사망, 타인에의 전파 등이 가능하다. 예방접종은 해당 질환을 앓지 않게 하고 항체를 형성함으로써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해준다.

또한 예방접종은 집단 면역(Herd immunity)을 가능하게 한다. 일정 집단에서 면역을 획득한 사람이 많아지면 누군가 질환에 걸리더라도 옮는 사람의 수가 현저히 적어지고, 이를 조금 더 확대하면 대유행될 수 있는 질환들이 무사히 지나가게 되는 것이다. 여행 지역의 경우 생활 반경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건강한 사람도 취약군이 될 수 있는데, 예방접종을 통해 이러한 단점도 극복이 가능하다.

시혜진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예방접종도 체질에 따라서 항체를 잘 만드는 사람도 있고 항체를 잘 만들지 않는 사람도 있다. 항체가 없더라도 예방 효과를 나타내기도 하고 항체가 있더라도 100% 예방이 가능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감염이 가능한 독감 같은 경우에도 고령의 환자나 면역저하자에서는 사망을 불러일으키는 위험한 질환이지만, 예방접종을 하고 나서 걸리면 중증도와 치명도가 현저히 낮아진다. 최근 집중되는 코로나19 예방접종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