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외진단업체 랩지노믹스가 2027년까지 클리아랩(미국실험실표준인증 연구실) 3~4곳을 추가로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미국 진단시장에 진출한다. 가격경쟁력과 진단서비스의 다양성을 무기로 삼아 내년에 미국에서만 1670억여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다.

랩지노믹스, 美 진단시장 진출
이종훈 랩지노믹스 대표는 지난달 31일 연 기업설명회에서 “미국은 기본적으로 한국보다 검사 수가가 높고, 클리아랩을 통한 신속한 상업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미국 진단시장에 꼭 진출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8월 루하프라이빗에쿼티(루하PE)로 대주주가 바뀐 랩지노믹스는 포스트 코로나 전략으로 미국 진단시장에 집중해왔다.

미국 체외진단 시장은 식품의약국(FDA) 인증이 필요한 체외진단기기(IVD) 트랙과 클리아 인증이 필요한 실험실개발검사(LDT) 트랙으로 나뉜다. 클리아 인증을 받은 실험실(클리아랩)에서는 별도의 FDA 인증 없이도 자체 진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FDA 인증 절차를 거치기에 시간과 자본 등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국내 기업으로선 빠르게 현지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랩지노믹스는 지난달 27일 미국 뉴저지에 본사를 둔 매출 700억원 규모의 미국 100위권 클리아랩 큐디엑스를 인수했다. 이 대표는 “연내 한 곳을 더 인수하고, 2027년까지 3~4개의 클리아랩을 추가로 살 계획”이라며 “장기적으로는 클리아랩을 독자적으로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랩지노믹스는 큐디엑스에 자사 제품뿐 아니라 젠큐릭스(암 분자진단), 지니너스(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등 국내 진단기업 제품을 함께 활용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지난 1월부터 다양한 기업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해왔다”며 “랩지노믹스 제품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해 세부 영역별로 겹치지 않게 콘텐츠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NGS 등 고부가가치 진단 콘텐츠 위주로 승부를 볼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 서비스를 시작해 미국에서만 1억3000만달러(약 1670억원)가량의 매출을 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미국에는 30만 개가 넘는 클리아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기존 가격보다 30%가량 저렴하게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며 “그 혜택은 환자와 보험사에 돌아갈 수 있도록 사업모델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