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누누티비’가 문을 닫았지만 사태가 일단락된 것으로 보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 단속이 아니라 운영비 부담으로 서비스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상황이 달라지면 언제든지 서비스를 재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누누티비는 트래픽 급증에 따른 서버 운영 비용 부담을 고려해 사이트를 폐쇄했다. 접속자 폭주로 불어난 서버 운영비가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얻을 수 있는 광고 수익을 넘어서면서 서비스를 멈췄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그동안 누누티비는 주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오리지널 콘텐츠와 지상파·케이블 채널 방영 프로그램 등을 무단 공개해왔다. 해당 사이트에서 광고를 보는 조건으로 무료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는 조건이었다. 콘텐츠가 공개된 뒤 이르면 2~3시간, 늦어도 이틀 이내에 동영상을 불법으로 유포했다. ‘더 글로리’(넷플릭스), ‘카지노’(디즈니플러스), ‘환승연애’(티빙) 등이 주요 피해 콘텐츠로 꼽힌다.

OTT업계에선 누누티비 운영진이 다른 이름으로 비슷한 사이트를 개설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콘텐츠를 불법 유통한 누누티비 운영진이 누구인지도 파악되지 않은 상태여서다.

지난달 16일 부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가 수사에 착수했지만, 신원 특정과 소재 파악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 사이트를 운영해도 해외에 서버가 있으면 추적하기 어렵다는 ‘약점’이 다시 한번 부각돼 유사 사이트가 확산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누누티비는 도미니카공화국에 서버를 두고 있었다.

박완주 무소속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누누티비의 월간 이용자 수는 1000만 명으로 추정된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