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자수성가 기업인이 재벌 제친 것 기념비적"
김범수 카카오 의장(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우) [사진=카카오, 연합뉴스]

김범수 카카오 의장(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우) [사진=카카오, 연합뉴스]

카카오(119,500 -1.65%) 창업자 김범수(55) 의장이 이재용(53) 삼성전자(77,200 +1.45%) 부회장을 제치고 한국 재산 순위 1위에 올랐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에 따르면 김 의장은 134억달러(약 15조4000억원)의 순자산으로 121억달러(약 13조9000억원)의 이 부회장을 제치고 국내 최고 부호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김 의장에 대해 "수십년 된 대기업들이 지배하는 한국에서 자수성가한 정보기술(IT) 기업이 어떻게 최고의 부자 지위에 오르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했다. 이어 "자수성가한 IT기업 창업자가 재벌을 제친 것은 한국에서는 기념비적 사건"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장의 최고 부호 등극은 기업공개(IPO)의 힘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김 의장은 카카오 대주주로 카카오 주가는 자회사가 IPO를 속속 추진하면서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이에 힘입어 김 의장은 올해 들어서만 재산을 60억달러(약 6조9000억원) 이상 불린 것으로 집계됐다. 카카오 주가는 올해 91%나 급등했다.

모바일 메신저를 넘어 결제, 금융, 게임, 차량호출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는 카카오는 지난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를 계기로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데 힘입어 주가를 크게 끌어올렸다.

김 의장은 어린 시절 여덟 가족이 단칸방에 살았을 정도의 '흙수저'로 알려져 있다.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게임'을 창업했던 그는 2006년 카카오 전신 '아이위랩'을 세우고 4년 뒤 카카오톡 메신저를 출시해 성공의 기틀을 놨다. 현재 카카오톡 전세계 이용자는 5300만 명에 달한다.

최근 김 의장은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 부부와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시작한 자발적 기부 운동 '더기빙플레지'에 참여해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기로 공식 서약했다.

블룸버그는 "김 의장은 가난하게 자랐기 때문에 30대까지는 '부자가 되는 것'이 인생의 유일한 목표였다고 한다"면서 "목표했던 부를 이룬 뒤에는 방향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며 기부에 나섰다"고 전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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