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미국에 체감 기온 영하 50도가 넘는 최악의 한파가 닥치면서 사망자가 속출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 강력한 북극발 한파가 덮치며 최소 9명이 숨졌다.

테네시주 멤피스에서는 한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고, 오클라호마주에서는 빙판길 교통사고로 3명이 사망했다.

켄터키주에서도 폭설로 인한 교통사고로 2명 숨지고 노숙자 1명이 사망했고, 미주리·위스콘신에서도 사망자가 보고됐다.

이 밖에도 정전사태가 속출하면서 미국 전역에서 약 150만 가구가 전기 없이 혹한에 시달리고 있다.

공항도 마비됐다. 항공 정보 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22~23일 이틀간 미국에서 6900편 이상의 이상의 항공편이 결항됐다.


현재 미국 인구의 70%에 해당하는 2억4000만 명이 사는 지역에 각종 기상경보가 발령된 상태다. 앤디 버시어 켄터키주지사는 트위터를 통해 "제발 집에서 안전하게 머물러달라"는 글을 직접 남기기도 했다.

미국 기상청은 강력한 폭풍 속에서 대기압이 빠르게 떨어지는 '폭탄 사이클론'이 오대호 근처에서 발달하며 눈보라와 폭설 등을 일으키고 있다고 보고 있다. '폭탄 사이클론'은 차가운 북극 기류와 습한 공기가 만나 생성되는 저기압성 폭풍으로 통상 24시간 이내에 기압이 24밀리바 넘게 떨어질 때 나타난다.

기상 예보관들은 "이번 북극발 폭풍은 수십 년 만에 가장 추운 크리스마스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캐나다도 강풍과 폭설로 100만 곳 이상에서 정전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등교가 중단되기도 했다. 당국은 주민들에게 상황이 더 악화하기 전에 실내에 머물라고 경고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