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한 지 3년째를 맞아 주거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기준이 바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를 키우기 더 좋은 환경을 찾아 역대 최대 규모의 30~40대 육아세대가 도쿄를 떠나면서 인기 주거지 순위가 요동쳤다.

일본 부동산 정보 사이트 스모(SUUMO)가 최근 발표한 ‘2022년 살고 싶은 지역 순위 수도권판’에서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가 5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도쿄도 무사시노시 기치조지(작년 순위 3위), 3위는 사이타마현 오미야(4위)였다. 도쿄 에비스(2위)와 사이타마현 우라와(8위)가 뒤를 이었다. 에비스를 제외하면 모두 도쿄 23구 외곽 지역이다.

6위 메구로(5위), 8위 시나가와(6위) 등 도쿄 중심지역의 순위는 일제히 하락했다. 반면 사이타마현은 오미야가 처음 3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80위권에 9개 지역이 포함됐다.

순위가 크게 바뀐 건 자녀가 있는 30~40대의 의식 변화 때문으로 분석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총무성의 2021년 주민기본대장 인구이동 보고를 바탕으로 집계한 조사에 따르면 2020년 0.11% 전입 초과였던 도쿄는 지난해 0.77% 전출 초과로 바뀌었다. 2020년 0.1% 증가했던 30~40대 인구가 1년 새 0.8% 감소했다는 의미다.

반면 4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역대 최대인 31개 지역에서 30~40대 인구가 증가했다. 자녀가 있는 30~40대가 도쿄를 떠나 육아 환경이 좋은 지방으로 옮겨간 결과로 풀이된다.

도쿄에서 멀다는 이유로 외면받던 지역도 육아세대의 전입이 늘었다. 이바라키현 고가시와 야마나시현 고슈시는 도쿄 중심가까지 기차로 1시간30분 거리지만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30~40대 인구가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