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는 기업 상황 심각하다해서 보호하진 않아"
중국 환구시보 편집인 '파산설' 헝다에 "대마불사 기대말라"
중국 관영매체 총편집인이 최근 파산설에 휩싸인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를 향해 대마불사(大馬不死. 덩치 큰 회사는 망하지 않는다)의 요행을 바래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17일 후시진(胡錫進) 환구시보 총편집인은 자신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계정에 올린 게시물에서 "기업은 반드시 시장 방식의 자구 능력을 갖춰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헝다의 총부채는 작년 말 기준 1조9천500억 위안(약 350조원)에 달하며, 중국 당국이 금융 리스크를 줄이고 주택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한 각종 조치를 내놓으면서 경영난이 가중된 상태다.

국유 은행들이 앞다퉈 부동산 프로젝트 관련 대출 회수에 나서면서 헝다는 심각한 자금난에 빠졌으며, 최근에는 계열사인 헝다차이푸(財富)가 만기가 도래한 고객들에게 투자금을 돌려주지 못했고 투자자들이 헝다 본사에서 시위하기도 했다.

후 총편집인은 맹목적 확장, 금융 조작, 과도한 레버리지 사용 등 헝다의 경영상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규모가 커질수록 부채비율이 높아지고 취약성도 커졌다.

쌓아 올린 계란처럼 위험한 상황이 조성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국가는 기업에 어려운 문제를 내지 않고 일부러 기업을 곤경에 빠뜨리지 않는다"면서도 "국가가 해당 분야에 대한 규범적 조정작업을 해야 할 때 일부 기업의 상황이 심각하다 해서 그 기업을 위해 타협하거나 보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실제 중국 도시농촌건설부는 이번 주 주요 은행들과의 회의에서 헝다가 오는 20일 예정된 은행 대출 이자를 지급하지 못할 것이라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헝다가 파산할 경우 2008년 미국의 리먼 브러더스 때와 같은 구조적 금융위기가 촉발될 수 있다는 일각의 관측과 관련, 후 총편집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몇몇 전문가도 같은 의견을 밝혔다"고 말하기도 했다.

웨이보 팔로워 수가 2천400만 명을 넘는 후 총편집인이 게시물을 올린 뒤 1천800개에 가까운 댓글이 달렸으며, 이 가운데 "헝다가 버텨주기를 바란다.

그래야 많은 사람이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의견 등이 호응을 얻었다.

홍콩에 상장된 헝다 주가는 최근 폭락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날도 장중 한때 8% 넘게 하락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