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 美 아프간 철수 거론하며 베트남 등에 '대미편중 말라' 경고
中매체 "美, 동맹포기 상습범"…해리스 동남아 방문에 견제구
중국 관영매체가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동남아 방문과 관련, '미국은 맹우(盟友·어떤 일에 대해 서로 굳게 맹세한 친구) 포기의 상습범'이라며 견제구를 날렸다.

환구시보(環球時報)는 23일자 사설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베트남 방문은 1975년 사이공에서 미군이 철수한 것에 대한 사람들의 기억을 크게 강화할 것"이라며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의 맹우를 버린 것은 개별 사건이 아니며 워싱턴은 이 방면에서 상습범을 연상시킨다"이라고 썼다.

'맹우'는 맥락상 미국의 동맹국 또는 동맹국에 준하는 안보 지원을 약속한 나라를 지칭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문은 "아프간에서 미국이 탈출하듯 철군한 것은 미국의 국제적 신뢰와 명예에 심각한 타격을 줬다"며 "해리스의 동남아 방문은 사람들에게 '미국을 의지할 만 한가'에 대해 직접 질문할 기회를 부여했다"고 했다.

신문은 이어 베트남, 필리핀 등 국가들이 미중간 균형외교 노선으로 조용히 움직이고 있다면서 "이는 중국과 미국의 힘과 이 지역에서의 진정한 영향력이 한쪽은 약해지고 한쪽은 강해진 결과여서 오스틴(미 국방장관)의 입과 해리스의 입이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썼다.

中매체 "美, 동맹포기 상습범"…해리스 동남아 방문에 견제구
또 "미국은 동남아 국가를 중국의 적으로 만들 생각을 접으라"며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긴장되면 될수록 싱가포르, 베트남, 필리핀 등이 미국에 접근하는 것이 더욱 민감해질 수 있고, 그 나라들은 결국 더 명확하게 미국과 거리를 두는 쪽을 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동남아 거의 모든 나라의 가장 큰 교역 상대국"이라며 "이 막대한 이익을 중국과의 긴장된 관계 및 미국의 앞잡이 노릇과 교환하는 어리석은 국가는 없다"고 호언했다.

이어 "해리스는 이번 싱가포르·베트남 방문을 통해 동남아에서 미국의 역할을 어떻게 바로잡을지 탐색해야 한다"면서 "해리스가 동남아의 관점에서, 미국의 제1의 전략적 경쟁자로 불리는 중국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22~24일 싱가포르, 25~26일 베트남에 머물며 정상을 비롯한 양국 지도자와 회담하고 연설 등 별도 일정을 진행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