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사진)가 우파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하면서 차기 정부 구성 권한이 중도파 주도의 ‘반(反) 네타냐후 진영’으로 넘어갔다. 이스라엘 최장수 총리인 네타냐후의 실권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은 이날 원내 진출 정당 대표들을 면담한 뒤 중도성향 정당 예시 아티드의 야이르 라피드 대표에게 정부 구성 권한을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라피드 대표는 앞으로 4주 안에 연정을 구성해야 한다.

극우 정당 야미나(뉴라이트)의 나프탈리 베네트 대표가 예시 아티드 등 중도 세력과 초당적인 연정 구성에 나선다면 네타냐후 총리의 실권 가능성이 커진다. 지난 3월 총선에서 예시 아티드는 네타냐후 총리의 장기 통치 종식을 내세워 120석 중 17석을 얻었다. 예시 아티드가 주도하는 반네타냐후 전선에는 청백당(8석), 이스라엘 베이테이누(7석), 노동당(7석), 메레츠(6석) 등 중도·좌파 정당들이 참여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를 비판해온 우파 정당 뉴 호프(6석)와 아랍 정당 연합체 조인트 리스트의 소속 의원 6명 가운데 5명도 이 전선에 가세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기준으로 라피드 대표가 56석의 우호세력을 확보한 가운데 베네트 대표의 야미나(7석)까지 합세하면 과반(61석)을 채울 수 있다. 국방부 장관을 지낸 베네트 대표는 네타냐후 총리가 야당 지도자였을 때 수석보좌관을 지낸 인물이다. 네타냐후 총리와 최근까지도 연정 협상을 벌여왔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