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내각의 지지율이 13%포인트가량 급락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대책에 대한 미온적 대처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 관련 의혹이 악재로 부상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교도통신이 지난 5∼6일 일본 유권자를 상대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스가 내각의 지지율은 50.3%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14∼15일 조사 때보다 12.7%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스가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반응한 응답자 비율은 32.8%로 전 조사보다 13.6%포인트 상승했다.

이번 조사에서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부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의견은 55.5%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반응한 37.1% 응답률을 앞섰다. 반면 일본 정부가 보여준 일련의 대응이 타당하고 답한 이들은 11.6%에 그쳤다.

특히 스가 총리가 관광 산업을 살리겠다며 강행하고 있는 국내 여행 장려 정책 '고투 트래블'(Go To Travel)이 지지율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응답자의 48.1%가 고투 트래블을 일률적으로 일시 중단해야 한다고 반응했다.

감염 확산 방지와 경제 활동 중 어느 쪽을 우선해야 하느냐는 물음에 응답자의 76.2%는 감염 확산 방지를 선택했다.

스가 정권이 아베 전 총리를 둘러싼 의혹에 철저하게 대응하지 않는 것도 여론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벚꽃을 보는 모임'과 관련된 아베 전 총리의 의혹을 일본 정부가 재조사해야 한다는 의견은 57.4%로 나타났다. 재조사가 필요 없다는 의견은 38.4%였다.

응답자의 77.4%는 아베 전 총리가 벚꽃을 보는 모임 전날 유권자 등을 초청해 열린 만찬 비용을 대납했다는 의혹에 대해 내놓은 답변을 수긍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이 문제와 관련해 아베를 국회에 출석시켜야 한다고 답한 의견은 60.5%에 달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